화학업계, 고부가 신소재로 '글로벌 톱' 노린다

2014-06-01 07:00
독자적인 기술 역량 확보로 글로벌 시장 공략

SK종합화학 울산CLX 내 세워진 넥슬렌 공장 전경. [사진=SK종합화학]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화학업계가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신소재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독자적인 기술 역량으로 고부가 소재 사업의 역량을 높여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종합화학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화학사 사빅과 손잡고 글로벌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를 위해 SK종합화학과 사빅은 각각 50대50의 지분 비율로 고성능 폴리에틸렌 브랜드 '넥슬렌'을 생산 및 판매할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넥슬렌은 SK가 2010년 말 독자 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의 브랜드명으로 고부가 필름, 자동차와 신발 내장재, 케이블 피복 등에 사용된다. 고성능 폴리에틸렌은 기존 폴리에틸렌보다 충격에 강하고 투명성과 위생성, 가공성 등이 강화된 제품으로 미국 다우케미칼과 엑손모빌 등 일부 화학사가 독점 생산하고 있다.

새로운 합작법인은 SK종합화학이 울산CLX 내 건립한 넥슬렌 공장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에 제2공장을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하는 등 생산설비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효성의 탄소섬유를 적용한 현대차 콘셉트가 인트라도의 프레임. [사진=효성]


효성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분자 소재인 '폴리케톤'과 국내 기업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탄소섬유' 등 신소재 분야를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 10여 년간 500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해 지난해 11월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한 폴리케톤 개발했다. 폴리케톤은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와 올레핀으로 이뤄진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이다.

폴리케톤은 나일론보다 충격강도가 2.3배, 내화학성이 30% 이상 우수하며, 내마모성도 폴리아세탈(POM)에 비해 14배 이상 뛰어나다. 효성은 지난 2012년 울산에 연산 1000톤 규모의 폴리케톤 생산설비를 구축해 양산하고 있으며, 오는 2015년까지 연산 5만톤 규모의 신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효성은 철의 10배 강도를 가진 탄소섬유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지난해 5월에는 전주에 연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하고 상업화를 시작했다.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무게는 5분 1 수준이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고부가 소재이다.

제일모직은 지난 4월 말부터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고부가 소재 양산에 돌입했다. OLED 발광층 핵심 재료인 '인광그린호스트'를 구미 전자재료사업장에서 출하하기 시작한 것이다.

OLED는 전류가 이동하는 공통층과 빛을 내는 발광층 등으로 구성되며, 발광층 재료의 특성이 OLED의 색 구현력을 좌우한다. 인광그린호스트는 발광층에서 녹색 빛을 내는 핵심 소재로 지금까지 외국 업체가 시장을 독점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화학사들이 최근 폴리케톤, 탄소섬유와 같은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과 양산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경기 불황에도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 확보하기 위해 R&D 비용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