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프랑스 경찰에 붙잡힌 청해진해운 유병언 회장의 장녀 유섬나 씨가 한국 송환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의도는 섬나 씨가 프랑스 현지에서 '악당 전문'이라 불리는 거물급 변호사 파트릭 메조뇌브를 선임한 데서 잘 드러나고 있다.

변호사 선임에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서라도 어떻게든 국내 송환 시기를 늦추거나, 아예 들어오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 검찰과 공조수사를 펼친 프랑스 경찰은 지난 27일 오전 6시께 섬나 씨를 체포했다. 차남 혁기 씨와 섬나 씨 자택 및 사무실을 동시에 급습해 벌인 성과다.

체포된 섬나 씨는 석방된 상태에서 범죄인 인도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곧장 보석을 신청했지만, 프랑스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프랑스 법원은 유섬나 씨를 최대 40일까지 구금한 상태에서 '범죄인 인도'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자 섬나 씨가 프랑스에서 최고라고 평가받는 변호사 파트리크 메조뇌브를 변호인으로 내세웠다. 정·관계와 법조계에 널리 알려진 슈퍼스타급 인물이다.

메조뇌브는 오마르 봉고(2009년 사망) 전 가봉 대통령 뇌물수수 사건, 유사 종교 논란을 빚는 사이언톨로지 교회,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대선자금 사건 변호를 맡기도 했다. 많은 변호사들이 꺼리거나 언론에 알려진 사건을 자주 맡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변호사 선임은 80억 원 횡령 혐의를 받는 섬나 씨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즉, 한국 송환에 불응할 의사를 분명히 한 셈이다.

섬나 씨가 인도 결정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하면 인도의 정당성을 가리는 재판이 현지에서 열린다.

이 경우, 재판에 최소 6개월, 길게는 1년 넘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향후 송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거나, 아니면 송환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섬나 씨의 국내 송환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분석까지 제기된다.

한편 섬나 씨가 머물던 아파트의 면적은 100㎡가량에 한 달 임차료가 7000유로(약 1000만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