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파 고용 훈풍 잠잠해지나

2014-05-22 13:53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 세월호 참사에 따라 훈풍이 불던 고용시장에도 부정적인 여파가 우려된다. 얼어붙은 내수 만큼 채용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고용률 70%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달 초 정부가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의 잣대로 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고용률은 65.4%로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고용동향 조사 기간(4월13∼19일)을 감안했을 때 세월호(4월16일) 참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기획재정부는 세월호 사고 여파가 5월 고용동향에는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 둔화가 나타난 자영업과 서비스업 등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고용시장의 불안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세월호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일부 여행사의 경우 예약 취소 등으로 영업수지가 악화된 나머지 인력 구조조정를 진행 중이다.  힘겹게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조차도 상당수가 수익 감소 수준을 넘어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들 역시 언제 구조조정을 감행할지 모를 일이다.

제주도는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세월호 사고 이후 수학여행 등 단체 관광이 전면 중단되면서 95%에 달했던 전세버스 가동률이 30∼40%로 급감하는 등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숙박·식당 업소들 역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종 통계지표는 이같은 현실을 방증한다. 소비심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레저업의 신용카드 승인액은 4월 1일부터 15일까지 12.9% 늘었지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4월 16일부터 30일 사이 –3.6%로 주저앉았다.

요식업의 카드 승인액은 12.7%에서 7.3%로 증가세가 반감됐고, 여객선 운송업은 카드 승인액이 41.8% 늘었다 –29.9%까지 떨어졌다.

거센 구조조정 바람에 휩싸인 금융권도 고용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업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9개 증권사가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올해는 5개 증권사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는 상반기에만 2000명 이상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업계에도 구조조정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한편, 정부는 여행, 숙박업계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불가피하게 인력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고용을 유지하면 임금과 직업훈련비를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다. 금융권 퇴직자들에게는 맞춤형 취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금융권 고용 지원 전담반을 설치해 이들의 재취업을 도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