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커피전문점 “텀블러가 효자네”

2014-05-20 16:53


아주경제 전운 기자 = # 직장인 김미진(31)씨는 스타벅스의 텀블러는 30여개나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 출시되지 않는 해외 제품까지 구하는 등 텀블러 마니아로 통한다.

김씨는 "특정 브랜드의 텀블러나 머그컵을 모으며 집에 진열하는 취미가 생겼다"며 "소장 가치가 있는 텀블러는 어떻게든 구하려고 커피전문점을 수시로 방문한다"고 말했다.

텀블러가 커피전문점의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불황과 정규의 출점 규제로 시름하고 있는 커피전문점 업계에 텀블러와 머그컵은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단가가 2~3만원이나 되다 보니 커피나 빵 등 주력 제품보다 더욱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20~30대를 중심으로 텀블러를 모으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불황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커피전문점의 숨통을 트여주고 있다.

스타벅스는 시즌별 프로모션을 비롯해 주요 기념일에 맞춰 텀블러, 머그 제품을 지속적으로 기획하며 연중 200여 가지 품목을 출시하며, 매년 10% 이상씩 판매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중 국내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해부터 로컬 디자인 품목수를 늘려 나가 2012년 40여가지에서 2013년 100여가지로 2배 이상 늘면서 대부분 프로모션 기간내 완판되고 있다.

지난해 3월에 출시한 삼일절 ‘무궁화 텀블’는 출시 하루 만에 전국 매장에서 완판됐으며, 올해 갑오년 청마해를 기념해 1월에 선보인 ‘청마’ 디자인의 머그와 텀블러 역시 출시 직후 입소문을 통해 전량 소진됐다.

특히 머그와 텀블러 등으로 구성된 ‘럭키백’은 출시되자마자,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랭크되며 완판된 바 있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올해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봄 시즌 텀블러를 출시했다. 올해 4월까지 전년 동기간 대비 판매량이 19% 가량 증가하는 등 나들이 가기 좋은 계절이 다가오면서 휴대하기 편리한 텀블러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2월 출시된 텀블러는 ‘블링블링 텀블러’ 2종, ‘투명 칼라 텀블러’ 2종, ‘프레소 텀블러’ 2종으로 총 6종이다. 이중구조로 기능성을 높인 것은 물론 산뜻한 봄 분위기를 최대한 살렸다.

카페베네도 텀블러 판매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5월 1일부터 15일까지 텀블러 판매량는 전년 동기대비 6% 상승했다. 날씨가 더욱 더워지면 보냉 기능을 가진 텀블러를 찾는 소비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초 사내에 MD기획팀을 별도로 신설하고, 현재 100여개의 다양한 MD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카페베네 MD상품은 크게 식품류와 비식품류로 나뉘는데, 비식품류에서 가장 판매량이 높은 제품은 텀블러이다.

커피전문점업계 관계자는 “객단가가 높은 텀블러의 판매량이 올라갈수록 업체들이 실적 만회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과포화된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업체들이 텀블러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