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도발…우리나라 무인기 수준은 어디까지 왔나?

2014-04-07 14:28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과 벌인 전쟁에서 무인항송기(UVA·드론)의 위력이 확실히 드러났다. 2011년 5월 미국이 파키스탄 은신처에 숨어 있던 오사마 빈라덴을 찾아낸 것도 조종사 없이 움직이는 무인기 '드론'이었다.
 
백령도와 파주에 이어 지난 3일 강원도 삼척에서 북한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항공기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무인기로 인한 우리의 방공망이 뚫렸다는 비판이 제기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무인항공기 수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인항공기는 고도의 임무를 수행하는 군사용 비행기는 물론, '드론'을 활용한 배송 등 일상생활에 사용될 정도로 기술이 발전해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 선진국 뿐 아니라 중소국도 무인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두 번째로 수직 이착륙하는 무인항공기를 개발할 정도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무인기 기술은 세계 7위 수준에 그쳐있다. 하지만 해외 기관 평가에서는 무인항공기 기술에서 선진국과 함께 '티어1(1그룹)'에 속했다.

◆한국 무인항공기 세계 7위

현재 우리 군이 운용 중인 무인기는 100대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02년 국내에서 개발한 첫 무인 정찰기 '송골매'와 이스라엘제'서처'는 육군에서, 미국에서 들여온 '섀도 400'은 해군에서 사용중에 있다.

또 우리 군은 이스라엘제 자폭형 무인기인 '하피'도 실전배치 한 상태다. 하피는 북한의 레이더 전파를 표적해 공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 군은 오는 2018년 미국 공군의 최첨단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도 도입할 계획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독자기술로 개발한 수직 이착륙과 고속비행이 가능한 ‘틸트로터형’ 스마트 무인기를 시연한 바 있다.

군에서도 7년 전부터 정찰용과 감시용 등으로 다양한 무인비행기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무인항공기는 목적에 따라 근거리용 모델부터 100㎞ 이내를 활동범위로 하는 모델, 장거리 비행을 하는 것까지 다양하다.

현재 북한은 'D-4'를 개조한 '방현-I·II’를 비롯해, 미국산 자폭형 '스트리커', 러시아산 '프라체-1T', 'VR-3' 등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무인기는 크기가 2~3m 이내여서 우리 군이 기존 레이더로 탐지하는 게 불가능하다.


◆북한 무인기 기술 낮아

북한의 무인기 기술력은 아직 초보적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 1990년대부터 무인기 개발을 시작해 매년 35대 가량을 생산해 왔다.

이번에 발견된 무인항공기는 크기와 형태는 조금 다르지만, 프로펠러 엔진을 사용하고 카메라와 낙하산을 갖추는 등 장비는 유사하다. 북한 무인항공기 기술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민간 정보업체 올소스어낼러시스 조지프 버뮤데스 대표는 "북한 무인항공기는 시리아 등에 판매되는 서방국가의 구형 기술이 기반이고, 카메라가 달린 모형비행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런던 킹스칼리지 폴 슐트 연구원도 "이 기종은 골동품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1990년 공군박물관에 기증됐다"며 "이런 무인기에는 무기를 장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인항공기 기술·산업 진화 중

무인항공기 산업은 군사적, 산업적으로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미국과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드론'을 활용한 배송 등이 활성화돼 있다.

우리나라도 무인항공기 산업의 중요성을 알고, 관련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가 '창조경제 산업엔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고속·수직 이착륙 무인항공기'를 선정하고, 관련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군사용 무인항공기 개발 프로젝트도 3~4개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욱 항우연 미래비행체계실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무인항공기 기술이 상당히 발전한 국가 중 하나"라며 "현재도 다양한 스마트 무인기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기술력은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비 테스트 업체인 미국 터모르톤은 2006년 27억달러에 머물렀던 세계 무인항공기 시장 규모는 올해 77억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무인기 가격은?

무인비행기는 일반 전투기나 비행기와 비교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미국의 무인비행기 '프레데터'는 50억원 수준인데 F-35 스텔스기의 가격이 1500억여 원이며 일반 전투기 가격도 1000억원을 넘어선다.

보잉의 자회사인 인시투가 개발한 드론 '스캔이글'은 약 1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파주와 백령도, 삼척 등지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가격이10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는 드론은 무선 조종 헬기처럼 취미 활동을 위한 드론이며 제조사에 따라 모양이나 형태, 가격이 다르지만 대략 수십만-수백만 원을 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