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빅10 직원 41%는 여성… 임원은 고작 8명
2014-04-01 16:52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국내 10대 증권사 직원 가운데 여성 비율이 41%에 이르고 있으나 임원까지 오른 인원은 8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업종에 비해 성과나 실력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증권업계에서도 여성이 고위직에 오르는 것을 가로막는 유리장벽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10대 증권사 직원 수는 2013년 말 총 2만4014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은 41.57%에 해당하는 9983명에 달했다.
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전체 직원 가운데 여성이 46.15%(809명)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동양증권(44.92%) 및 한국투자증권(43.89%), 우리투자증권(42.82%), 삼성증권(42.58%)도 여직원 비율이 평균보다 높았다.
이에 비해 신한금융투자는 여직원 비율이 36.18%(823명)로 가장 낮았다.
하나대투증권(38.61%)과 대신증권(39.14%), 대우증권(39.88%), 현대증권(41.21%)도 평균을 밑돌았다.
통계청이 2013년 9월 발표한 국내 500대 기업 여직원 비율이 26%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증권업계 여성 비중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여성 인력은 지점영업에 한정돼 있으며, 임원에 오르는 경우도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0대 증권사 여직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57.88%(5778명)가 지점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전체 직원 가운데 지점 영업을 제외하면 증권사 여직원 비중은 17.57%로 떨어진다.
특히 증권사 임원 346명 가운데 여성은 단 8명에 그쳤다. 전체 임원 가운데 2% 남짓에 불과한 수준이다.
총수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여성 임원 비중에 힘을 보탠 현대증권과 대신증권을 제외하면 여 임원 비중은 더 낮아진다.
현대증권을 보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대신증권은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이 각각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증권사 여성 임원은 "연차가 쌓이고 진급할수록, 여성으로서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남성 중심인 직장 문화 탓에 살아남기가 쉽지 않아 이직을 생각하거나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