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료들 비자금 어디에 숨겨놓나? 침대 화장실 등 백태
2014-01-03 18:19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과거에는 '어복장검'(魚腹藏劍) 고사가 있었다면 현재에는 '어복장금'(魚腹藏金)이 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자객 전제가 오왕을 죽이려고 생선 뱃속에 칼을 숨겼던 고사(어복장검)를 빌려 현대의 중국 부패관리들이 검은돈을 감추기 위해 커다란 생선 뱃속을 비우고서 그 안에 고액권과 귀금속을 채워 냉동실에 넣어두는 기상천외한 방식을 쓰는 데 대한 비난의 목소리다.
중국 신경보는 부패관리 수사기록을 참조, 이들이 뇌물 등으로 받은 돈을 다양한 방법으로 숨겼다고 3일 전했다. 주로 많이 쓰는 방법은 고액권으로 배게 속을 채운다거나 침대 밑에 현금을 깔아놓고 지내는 등 안방에 숨겨놓는 것이다. 안방의 장롱이나 경대 뒤에 돈뭉치를 감추는 부패관리들이 많지만, 가택수색 때 가장 집중적으로 수색당하는 곳이라서 들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화단속에 숨기는 것도 돈을 기름종이 등에 싸 땅을 파고 묻어두는 방식과 함께 화단의 나무속을 파내 그 속에 돈을 숨기거나 정원의 작은 연못 속에 묻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이 밖에 일반인들이 더럽고 냄새 난다고 피하는 장소인 재래식 화장실 안이나 쓰레기 더미 밑에 감추는 방법도 자주 동원됐다.
좀 더 진화한 방식으로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아파트나 별장을 빌려 검은돈을 보관하는 방식이다. 집이 아니라서 가택수색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사가 엄격하고 깊숙이 진행되면 들킬 가능성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