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자치주 훈춘, 신흥물류전초기지로 도약

2013-12-29 18:20
동북아 핵심도시로 뜬다
러.북 인접 태평양 잇는 물류통로 기대

[사진제공=훈춘시인민정부] 훈춘에서 러시아로 통하는 훈춘-러시아 국경지대


(중국 훈춘)아주경제 산동성 특파원 최고봉 기자=중국 지린(吉林)성 옌벤(延边)자치주 훈춘(珲春)시가 날개를 달고 동북아 핵심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 2012년 4월13일 중국 국무원이 ‘중국두만강지역(훈춘)국제합작시범구’ 설립을 비준한 후, 그 해 5월29일 훈춘에서 시범구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조성할 시범구는 90k㎡ 면적에 국제산업합작구역, 국경무역합작구역, 북·중 훈춘경제합작구역, 중·러 훈춘경제합작구역 등 4개 구역이 포진하게 된다.

훈춘은 총면적 5145k㎡로 훈춘변경경제합작구, 훈춘중러상호무역구, 훈춘수출가공구, 두만강구역합작시범구 등 네곳의 성급 개발구가 위치해 있다. 현재 건설중인 ‘중국두만강지역(훈춘)국제합작시범구’는 중국정부가 훈춘을 동북아시아의 무역전진기지로 만들기 위한 중요한 작전인 것이다.

지난해 훈춘시의 지역총생산액은 동기대비 14.6% 증가한 125.1억위안을 달성했고, 재정수입과 공업총생산액은 동기대비 24.6%, 26.1% 증가한 16.2억위안, 229.4억위안을 기록했다.

또 올해 상반기 지역총생산액은 동기대비 11.9% 증가한 59.4억위안을 달성했고, 무역수출입총액은 8.9억달러로 동기대비 104.5% 성장했다.

시범구 건설이 시작되고 훈춘시는 성공적인 시범구 건설을 위한 관련 정책을 발표하며 시범구 건설을 통한 훈춘시의 경제발전에 총력을 쏟고 있다. 훈춘시는 이런 노력의 결과로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의 발길이 계속해서 이어지며 세계가 주목하는 투자처로 발돋움하고 있다.

얼마 전 까오위롱(高玉龙) 훈춘시인민정부 당서기는 관련 회의에서 “두만강지역의 다양한 우수성을 적극 활용하여 성공적인 시범구 건설을 통해 개혁개방의 선두도시로 자리매김할 뿐만 아니라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를 구축하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며

“훈춘국제합작시범구는 우리에게 큰 기회라 할 수 있다. 책임감을 갖고 잘 건설해서 훈춘이 동북아 핵심도시로 나아가는데 힘을 모으자”고 강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두만강 지역 국제합작시범구 조성을 본격화하면서 중국 정부는 창춘(长春), 지린(吉林), 투먼(图们)을 잇는 ‘창지투 개방 선도구’ 개발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창지투 개방 선도구’ 개발사업은 지린성의 주요 3개 도시를 연결해 대규모 산업과 물류단지를 만드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이미 창지투개방 선도구 개발사업을 시작했으며, 2020년까지 투자를 완료할 계획이다.

창지투 개발사업과 훈춘국제합작시범구 건설이 가속화 되며 훈춘시는 생태도시건설을 추진해 도시를 재정비하고 기초시설을 만드는 등 도시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훈춘은 교통망 구축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창춘, 옌지, 훈춘을 잇는 고속도로가 완공됐고, 최근 이 구간에서 고속철도 공사도 진행중이다. 창지투 개방 선도구 개발사업이 성공하려면 동해로의 출구 확보는 필수다. 중국은 훈춘을 동해로 나가는 길목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 정부는 지난해 훈춘과 북한 나진항을 연결하는 도로 공사를 완공했다. 이 공사에는 1억6500만 위안(한화 약 320억원)이 투입됐다. 이 도로의 완공으로 훈춘에서 나진항까지의 운행 시간은 종전 90분에서 40분으로 절반 이상 단축됐으며, 대형 트럭을 이용해 석탄 등의 자원을 나진항까지 원활하게 수송할 수 있다.

중국은 계속해서 보수와 확장 공사를 통해 연간 100만t의 하역 능력도 갖췄다. 중국 정부는 나진항 1호 부두를 통해 동북 3성에서 생산하는 석탄을 선박을 이용해 상하이 등 남부지역으로 대량 운송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훈춘을 동북아 물류 신흥 전초기지로 확정해 계획대로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

훈춘은 러시아와 북한과는 육지로 접해있고, 일본과 한국과는 해양으로 인접해 있다. 훈춘에서 동해까지는 15km 떨어져 있다. 훈춘을 중심으로 주변에는 러시아, 북한의 부동항이 여럿 있다.

훈춘은 조선족자치주 소속의 시이기 때문에 모든 간판에 한글과 중국어가 병기된다. 한국, 중국, 러시아의 문화가 혼재돼 독특한 풍광을 만들어내는 이곳은 동북아 핵심물류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착공식을 진행한 ‘훈춘 포스코 현대국제물류단지’는 2019년 최종개발완료를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한국 포스코건설 50.1%, 포스코차이나 14.9%, 대우인터내셔널 10%, 포스코 ICT 5% 등 포스코그룹이 80%를, 현대상선 16%, 현대로지스틱스 4% 등 현대그룹이 20%를 투자했다. 주요 취급 품목은 곡물, 수산물가공품, 자동차부품, 의류 등으로 동북 3성의 원자재와 식량 등을 중국 동남부 지역으로 운송할 계획이다.

물류단지가 위치한 훈춘시는 북한의 나진항 및 러시아의 자루비노항을 통해 동해 및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물류통로로 발전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훈춘의 향후 물류기지로서의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북한은 현재 나진항만을 중국에 개방해 놓은 상태지만 추가로 동해안의 항구를 개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북한과 중국은 나진항, 청진항을 포함해 북한 북동부 항구 4~5곳의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