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 열풍에 다시 돌아온 '옛 물건'
2013-12-30 01:29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서 LP음반·손편지·삐삐 등 그동안 기억에서 잊혀졌던 '옛 물건'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과거 1990년대를 살아온 3040세대뿐만 아니라 미디어로만 그 시절을 접한 1020세대들도 복고에 응답하고 있는 모양새다.
30~40대는 좋았던 시절의 추억으로, 10~20대 젊은이들은 과거에 대한 호기심으로 복고상품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에서 시작된 LP 열풍이 국내에서도 불기 시작하면서 LP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에 CD음반과 MP3에 밀려 자취를 감췄던 LP 관련 상품을 찾는 손길이 늘고 있다.
실제로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LP와 턴테이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 비중이 전체 구매고객의 40%나 차지했다. 20대도 15%의 비중을 보였다.
LP를 출시하는 가수도 늘고 있다. 지난해 2AM·장기하와 얼굴들·브라운아이드소울 등이 LP 앨범을 발매했고, 올해 들어서는 '가왕' 조용필과 아이돌그룹 빅뱅의 지드래곤도 LP를 내놓았다.
문성진 인터파크 생활가전팀 파트장은 "LP는 음악을 소유한다는 느낌을 주고, 아날로그 사운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가수 본연에 가장 가까운 목소리를 느낄 수 있어 희소성 있는 상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복고 열풍에 연말연시를 맞아 손편지도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크리스마스 카드·연하장·편지지는 전자메일에 그 자리를 내줬지만, 복고 열풍으로 추억의 손편지를 주고 받는 이들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G마켓에 따르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카드·연하장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6% 급증했다. 특히 직접 손으로 글씨를 써서 보내는 편지지와 편지봉투 판매가 같은 기간 136%나 상승했고, 엽서도 13% 늘었다.
임경진 G마켓 리빙레저실 팀장은 "복고 열풍과 함께 불황의 영향으로 값비싼 선물을 사기보다는 마음과 정성을 전달할 수 있는 손편지를 주고 받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삐삐도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유일하게 남은 삐삐 사업자인 서울이동통신은 015 번호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서울·경기지역에만 1만8000명의 사용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