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31량짜리 거대한 열차…7% 속도로 전진해야”

2013-12-27 10:13
자오치정 중국 전 국무원신문판공실 주임 인터뷰

자오치정 중국 전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이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에서 중국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기자 leehs85@ajunews.com]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은 31량의 객차로 연결된 거대한 열차다. 7% 이상의 속도를 유지하며 멈추지 않고 전진하면서도 한편으로 고장 난 부품을 교체하고 수리해야 한다. 어느 객차 하나도 버릴 수도 없다. 모두 함께 달려야 한다.”

자오치정(趙啓正) 중국 인민대학교 신문학원 원장은 31개 성시(省市)로 이뤄진 중국을 거대한 열차에 비유했다. 그는 지역간 경제발전 격차가 큰 중국이 함께 균형 발전해야 하기 위해서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과 제11기 전국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회 주임을 역임한 자오 원장은 중국내 정책전문가로 통하는 인물로 중국 개혁개방의 새로운 진전과정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지난 25일 공산당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했다.

그는 이번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18기3중전회)에 대해 "중국이 새로운 개혁을 심화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 경제체제 개혁은 시장이 자원 분배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정부는 좋은 환경을 마련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오치정 원장은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 이후 30여년간 고도성장으로 기대 이상의 경제발전을 이뤄 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도성장이 수반한 각종 문제점도 만만치 않으며 이것이 바로 중국이 개혁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3대 불균형 문제를 꼽았다. 경제ㆍ산업구조 불균형, 지역 불균형이 바로 그것.

통상 경제 삼두마차인 투자ㆍ수출ㆍ소비에서 중국은 투자와 수출에 지나치게 편중된 경제구조를 안고 있다며 현재 중국 경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로 미국 등 선진국의 70%에 크게 못 미친다고 자오 원장은 지적했다. 

또한 산업구조에서 주민의 삶의 질과 연관된 3차 산업인 서비스 비중이 미미한 반면 2차 산업인 제조업, 예를 들면 태양광 풍력산업 등에서 생산과잉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데다가 1차 산업인 농업은 낙후됐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자오 원장은 상하이는 뉴욕 맨하튼에 견줄 만큼 휘황찬란하지만 일부 지역은 정말 낙후돼있고 도농간 소득격차도 엄청나게 벌어지는 등 중국 내 지역간 격차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중국은 2020년까지 도시화를 추진해 매년 1% 인구, 약 1300만명을 도시민으로 편입시켜 주택ㆍ취업ㆍ의료ㆍ교육 등 사회보장제도를 누리게 함으로써 도농간 지역간 소득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공외교 전문가이기도 한 자오치정 원장은 한ㆍ중 양국 관계도 밝게 전망했다. 그는 한ㆍ중 양국은 좋은 이웃관계의 모범상이라며 양국간 중대한 장애물이 없고 일본과 같은 역사문제도 얽혀있지 않아 향후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인터넷상에서 세상 물정 모르는 누리꾼들이 하는 말에 발끈해 양국 관계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ㆍ중이 자유무역협정(FTA)를 조기에 체결하면 양국 관계는 폭발적으로 발전할 것이며 상호 양국에 모두 이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자오치정 원장이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한 것은 중국 개혁개방의 새로운 진전과정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함이다.중국은 지난 11월 폐막한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심도있는 개혁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제2의 개혁개방’을 실시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경제ㆍ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에 지대한 변화가 생길 것을 예고한다. 중국이 재채기를 하면 전 세계가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의 변화는 이웃국에 영향을 미친다.

자오 원장은 4박 5일 방한 기간 한국 내 정치인ㆍ국회의원ㆍ기업인ㆍ전문가ㆍ언론인을 두루 만나 중국의 개혁과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도모한다. 25일 서울에 도착한 자오치정 원장은 26일 오전 새누리당 황진하 국제위원장을 비롯한 국회의원을 접견하고 한중친선협회(이세기 회장) 주최 만찬에 참석했다. 27일엔 아산정책 연구원 심포지엄에 참석해 한국 내 중국 전문가들과 교류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29일 귀국한다. 자오치정을 단장으로 방한한 공산당 대표단에는 마후이(馬輝) 공산당 대외연락부 7국 국장, 주청밍(朱承銘) 국무원 신문판공실 비서, 산샤오퉁(單小桐)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처장 등이 포함됐다.
 

자오치정 중국 전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 [사진=이형석기자 leehs85@ajunews.com]

◆자오치정 주요 이력

△1940년 1월 베이징 출생 △중국 과학기술대 핵물리학 전공 △상하이시 부시장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 △제11기 전국정협 외사위원회 주임 △중국 인민대학교 신문학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