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종소방본부, 겨울철 산행 시 안전사고에 대비하자
2013-12-26 19:17
강병희 세종소방본부 119구조대장
아주경제 윤소 기자 = 12월 들어 눈꽃이 활짝 핀 겨울철 정취를 즐기려는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지며 전국의 주요 산에서는 산악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5일 포천시 왕방산 정상 부근에서 산행하던 홍 모 씨(78)가 우측 고관절 통증으로 구조대가 출동해 응급처치 후 중앙구조본부 헬기를 이용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같은 날 저녁 명성산에서 야간 산행 중 날이 어두워지면서 길을 잃은 부부와 국망봉 정상 부근에서 탈진한 등산객이 구조대에 의해 구조되는 등 겨울철 등산객의 산행시 안전의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세종시의 출범 후 지난달 말 현재 내․외국인을 포함한 인구는 12만1,787명으로 집계됐다. 세종시가 출범한 지난해 7월 10만 3,127명에 비해 18.1%(1만 8,660명) 급증한 것이다.
내년에 소방방재청 등 중앙행정기관과 소속기관이 이전하고, 신축 중인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 내년에도 세종시의 인구 증가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인구 증가에 따라 산행에 나서는 시민도 늘어날 것이고, 그에 따른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봉산은 일일 150명 이상의 등산객이 방문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청주, 서쪽으로는 공주, 남쪽으로는 대전, 북쪽으로는 천안이 위치하고 있어 도심과 접근성이 아주 좋아 세종시민은 물론 주변 도시 등산객의 발길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등산은 시민의 신체를 건강하게 단련하기에 좋은 스포츠다. 그러나 겨울철 등산은 많은 위험요소가 따른다. 아무런 준비 없이 산에 오를 경우 오히려 부상을 입기 쉽다. 사전에 미리 대비하고 준비하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산행 중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주변의 등산객에게 구조를 요청하고 신속한 구조 활동을 위해 위치표지판 지정번호, 사고내용, 주변여건 등을 정확히 신고해야 한다. 그리고 경미한 부상일 경우에는 주위의 도움을 받아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하산하도록 하며 추락으로 인한 척추부상이라고 판단될 경우 환자를 안정시킨 후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러한 산악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고 안전한 산행을 하기 위해 다음 몇 가지 안전수칙을 준수하자.
첫째, 개인별 건강상태를 확인 후 자신의 체력에 맞는 등산계획을 수립하고, 산행 전ㆍ후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며, 산행 전 혈압 측정 등 자신의 건강상태를 알고 심장돌연사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둘째, 무리하게 걷거나 무거운 가방을 메고 산행하는 경우에는 탈진상태가 발생할 수 있으며. 탈진 상태에서 산행을 계속하거나 강풍 등 악천후를 만났을 때 저체온 증으로 목숨을 잃는 경우에 대비해 빨리 내려올 수 있는 지름길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셋째, 눈이 쌓인 산을 오를 때는 아이젠을 착용, 낙상에 대비해야 한다.
넷째, 몸을 조이거나 꽉 끼는 장갑과 신발 등은 혈액순환을 방해해 동상이 걸리기 쉬우므로 한 치수 큰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산악구조의 경험으로 보면 험준한 산일수록 구조되기 전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이는 정확한 사고자의 위치 및 현황파악이 어렵고 구조헬기 등 장비의 접근과 인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것보다 안전의식과 안전수칙을 지킨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겨울 산행은 특히 안전에 유의해야 함을 명심하고 안전장구를 잘 챙겨서 건강에 이롭고 즐거운 산행이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