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터키 사상 최대 비리 스캔들에 연루된 자페르 차을라얀 경제부 장관과 무암메르 귤레르 내무부 장관, 에르도안 바이락타르 환경도시부 장관 3명이 사퇴했다. 이들은 이번 수사가 집권당을 음해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터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차을라얀 장관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아들과 동료들이 타격을 받은 이 더러운 음모를 좌절시키고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고자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귤레르 장관도 성명을 내고 "지난 17일 총리에게 구두로 사퇴 의사를 밝혔으며 오늘 이를 문서로 남긴다"고 말했다.

바이락타르 장관은 같은날 민영 방송인 NTV에 출연해 "장관과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수사에서 비리 혐의로 지적된 건설 계획의 상당수는 에르도안 총리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됐다며 "에르도안 총리도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17일 검찰과 경찰은 뇌물 수수와 건설허가 비리 등의 혐의로 이들 장관 3명의 아들과 국책은행장, 이스탄불 파티흐 구청장, 고위 관리 등 50여명을 체포했다. 차을라얀 장관과 귤레르 장관의 아들은 구속됐으며 바이락타르 장관의 아들은 불구속 입건됐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번 수사를 "더러운 작전"이라고 비난하고 경찰과 검찰을 겨냥해 "국가 내부에 갱단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스탄불 경찰청장을 비롯해 이 수사와 관련한 경찰 간부 등 400여명을 대거 직위해제했다고 일간지 자만은 보도했다.

한편 에르도안 총리는 최근 장관 3명을 내년 3월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주요 도시의 시장 후보로 내세워 개각이 예정됐으나 이날 장관 3명 사퇴로 전면 개각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