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정몽준 ‘비주류의 반격’…조기 전대론 다시 수면 위로

2013-12-18 17:30

대선 승리 1주년 앞두고 나란히 당에 쓴소리
“물러날 사람 물러나야”…인적 책임론 거론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여권의 대통령 선거 승리를 하루 앞둔 18일 새누리당 내에서 박근혜 정부 집권 1년에 대한 자성 촉구와 함께 인적 책임론까지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난 1년을 평가하면서 “남은 것은 정쟁뿐이고 정치개혁과 민생은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기업도 연말에 성과가 없으면 사람을 바꾼다”면서 “내각도 자기 몸에 비해 옷이 너무 크거나 자리에 비해 너무 가볍다든지 하면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스스로 물러날 사람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몽준 의원도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사민당과의 대연정 합의를 타결해 3선 연임에 성공한 사례를 언급, “여론조사에서 우리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도가 일정 수준 유지된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면서 “국민은 정치불신의 책임을 결국은 정부·여당에 물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친박(친박근혜)계 유기준 최고위원이 “지난 1년은 건물을 지을 때 기초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정지작업을 하는데 비유할 수 있다”며 우회적으로 반박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정 의원의 이날 발언을 두고 이른바 ‘비주류의 반격’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도부 교체라는 말은 곧 조기 전당대회를 뜻하기 때문이다. 당내 비주류 측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전에 조기 전대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을 원하고 있다. 이 경우 두 의원 모두 당권 경쟁에 나설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유력 당권주자인 김무성 의원과 친박 주류는 7월 재보궐 선거까지 끝난 뒤 전대 개최를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결국 조기 전대의 열쇠는 황우여 대표와 김 의원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서청원 의원이 쥐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내년 6월까지 임기인 황 대표가 국회의장을 목표로 대표직에서 일찍 물러나게 되면 조기 전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재보궐 선거까지 치르기 위해선 한달 더 대표직을 수행해야 한다.

특히 여의도 컴백 후 자세를 낮춰왔던 서 의원은 최근 한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능력 있는 초·재선 의원들이 많아서 울타리 역할에 머물고 싶지만 당이 부르면 받아들이겠다”면서 “당이 원하면 중역을 맡을 생각이 있다”고 말해 당권도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

서 의원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당초 김무성 의원의 ‘무혈입성’이 예상되던 전대가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친박계가 급격히 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새누리당은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대선 당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김성주·김용준 전 위원장 등 외부 인사들과 김무성 전 총괄선대본부장 등 당내외 인사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박 대통령도 이날 새누리당 중앙당 및 시·도당 사무처 직원, 당원협의회 사무국장 등 당직자 600여명과 오찬을 한 데 이어, 황 대표 등 최고위원단과 만찬을 함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