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전경련 회장단 간담회 '경제살리기 올인'
2013-12-17 17:54
박 대통령, 취임 후 전경련 첫방문 '경기회복 불씨역할론' 주문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방문한 것은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1년간 경제민주화 기조 속에서 서운함을 토로해 왔던 재계 달래기에 나섬으로써 대기업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투자와 일자리 확대에 적극 참여하도록 독려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뜻이 담겨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박 대통령은 이날 전경련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포함한 창조경제 구현, 중소 협력사의 해외 동반진출 지원방안 등 우리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재계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들었다.
재계 관계자들은 내년 경제활성화를 위해 투자나 고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 박 대통령, '세계가 내 시장' 대·중소기업 동반진출해야=박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며 "기업가 정신으로 투자하고 도전한다면 정부는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융합분야 투자 확대와 관련해 각 기업들은 융합 신산업과 환경·소재분야 등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시장 창출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보고했다.
LG의 연료전지와 휘는 배터리, 현대차의 친환경 그린카와 스마트카, 삼양의 자동차 경량화 신소재, 이건산업의 태양광 발전기능을 가진 창호, 코오롱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핵심소재 개발, 두산의 IT를 활용한 디젤엔진 등이 이 자리에서 소개됐다고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을 대립관계로 보는 시각은 좁은 국내시장을 높고 경쟁을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말"이라며 "우리도 국내만이 아니라 세계가 모두 우리의 시장이라고 생각하고 시야를 넓혀 해외시장을 바라보면서 동반진출을 한다면 중소·중견기업은 해외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하게 되고, 대기업도 믿을 수 있는 부품공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재계에 시간선택제 일자리와 곧 출범할 예정인 민·관 합동 창조경제추진단 및 오프라인 창조경제타운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이에 재계는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신산업분야의 R&D 집중 투자계획을 보고하고, 시간선택제 일자리 등 신규 일자리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화답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삼성은 향후 10년간 IT 기초과학분야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창조경제 기반을 마련하고, 내년에도 50조원 이상 투자를 약속했으며, SK는 스마트그리드, 에너지관리시스템 등 IT와 에너지 융합분야 R&D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규 일자리와 관련, 삼성은 향후 5만명의 SW인력을 양성하고, 롯데는 내년 상반기 중 2000개, 두산은 400개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또 각사들은 보유하고 있는 해외정보·기술 등을 적극 개방하고, 협력사 및 청년창업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회장단의 건의사항도 쏟아졌다.
대림 이준용 회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해외건설 수주 선진화 방안'과 관련해 금융 중심의 지원을 건의했고, 두산 박용만 회장은 핀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카공화국, 베트남, 폴란드, 헝가리 등 세계 각국이 원자력발전소를 추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향후 순방국 선정 때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여러분의 노력이 더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건의해주신 규제개선, 정부 지원을 비롯해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 박 대통령, 선친 참석 못했던 회관 준공식 참석=앞서 박 대통령은 전경련 신축회관 준공 기념식에서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남긴 휘호와 마주했다.
박 전 대통령은 1979년 11월 16일 열릴 예정이었던 전경련회관 신축 기념식에 앞서 '創造(창조), 協同(협동), 繁榮(번영)'이라고 적은 친필 휘호를 선물했으나, 10월 26일 유명을 달리하면서 자리하지 못하고 휘호를 새긴 기념석만 남겼다.
이 기념석은 34년이 지난 이날 새로 지은 전경련회관 앞에 다시 놓였다.
박 대통령은 준공식 축사에서 "전경련이 미래 대한민국의 '창조' 역량을 끌어올리면서 함께 땀 흘리는 '협동'의 중심에 서서 '번영'의 미래를 이끌어가길 바라면서 전경련 신축회관 준공을 다시 한 번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현오석 경제부총리,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사회각계 주요 인사 약 400명이 참석했으며 재계 총수들도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구본무 LG, 신동빈 롯데, 조양호 한진, 박용만 두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이준용 대림산업, 장세주 동국제강, 이웅열 코오롱, 김윤 삼양홀딩스, 류진 풍산,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해외 출장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대신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이 각각 참석했고, SK그룹과 한화그룹에서는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회장과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