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끝장협상 진통…협상 내년까지 이어지나
2013-12-15 16:39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내년 이후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정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막판 협상이 진통을 겪으면서 당초 목표시한인 연내를 넘겨 협상이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14일 내년도 이후에 적용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을 체결하기 위한 '제9차 고위급 협의' 3일차 회의를 개최하고 주요 쟁점에 대한 타결을 시도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미는 추가 회의 일정을 16일 이후로 잡기로 했다.
지난 10일 시작한 한미 양국의 9차 고위급 협상이 11일과 14일에도 이어졌지만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했\다. 양국은 곧 추가협의 일정을 잡고 다시 협상에 나설 예정이지만 언제 타결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
정부 관계자는 15일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 와 있기 때문에 합의를 이룬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상당 부분은 아직 합의가 없다"고 말했다.
막판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내년도 방위비 총액 때문으로 분석된다.
방위비 총액을 내년에 얼마로 할지를 놓고 양측간 1000억원대 가량 차이가 난다는 최근의 관측을 감안할 때 한미 양국은 1조원 안팎의 수치를 놓고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공평한 분담 원칙을 내세우면서 증액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고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에 대한 간접지원 혜택 등을 고려해 물가상승률 정도를 감안한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조정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제시한 총액 수치가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올해 방위비 분담금에 '물가상승률+알파(α)'를 더한 금액 정도를 마지노선으로 협상에 임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올해 방위비 분담금에서 물가상승률(2012년 2.2%)만 계산하면 8886억원 정도다. 여기에 추가 금액을 더해도 9000억원대 초반 정도다.
특히 최근에 체결된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에서도 대폭 증액은 없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급격한 조정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반면 국방예산이 줄어든 미국은 공평 분담을 주장하고 있고 여기에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한반도 안보상황이 더 엄중해졌다는 점도 방위비 증액 이유로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비 분담금 총액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총액과 연동될 수 있는 다른 의제도 미합의 상태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 등에서는 그동안 방위비 분담금의 미(未)집행과 이월, 주한미군 기지 이전사업으로의 전용 등을 문제점으로 계속 지적해 왔다.
이 가운데 미집행 부분과 관련된 집행 투명성 문제에 대해서는 양측이 개선 방향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액 등에 대한 입장차가 계속 좁혀지지 않을 경우 내년까지 방위비 협상이 넘어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991년부터 미국과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대한 SMA를 체결하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지급해왔다. 1991년 제1차 협정을 시작으로 총 8차례의 협정을 맺어 왔으며 지난 2009년 체결된 제8차 협정은 올해 말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