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난에 '썰물현상'…수도권 외곽으로 이동
2013-12-13 17:13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서울을 중심으로 전셋값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수도권 지역의 대규모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13일 통계청의 '국내인구 이동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경기도로 전입한 인구는 총 65만명으로 이중 54.4%인 35만4000명이 서울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내 전세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김포·고양·파주 등 서울과 가까운 외곽 지역으로 전세난민들이 대거 이동하며 빠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매물이 풍부한 것은 물론 최근 주택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건설사의 직접전세 등이 이들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상위 10곳 중 3곳을 제외하고 모두 수도권이었다.
과거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던 경기 김포시, 용인 수지구, 고양시 일산서구 등도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서울 출퇴근이 편리하면서도 수년간 신규공급이 대거 이뤄져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각지에서 전세수요자가 몰리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화건설이 경기 김포시 풍무지구에 한정세대를 전세상품으로 전환해 공급중인 '한화꿈에그린월드 유로메트로'의 계약자를 분석한 결과, 전세 계약자의 무려 50% 가량이 서울의 높은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영등포구·강서구·양천구 등 서울 거주자였다.
공항철도인 계양역을 이용시 서울역까지 5정거장으로 서울 접근성이 높고, 주변 전세가 보다 저렴한 가격에 한화건설이 직접 전세보증금 반환 확약서 발급 및 1순위로 확정일자를 받는 것도 가능해 현재 계약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건설이 파주 운정신도시에 분양 중인 '운정신도시 롯데캐슬'의 경우에도 잔금대출 이자지원 등의 금융혜택을 제공하며 시장 분위기와 부동산 대책에 힘입어 물량 소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주말 견본주택 방문객이 이전 대비 4배 가량 증가했으며 계약자들 역시 20% 이상이 서울권 거주자였다.
인천에서는 대우건설이 송도 국제업무지구(IBD)에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을 분양 중이다. 현재 잔여물량에 대해 분양 납부조건을 완화해주는 ‘내 집 마련 특별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중도금무이자 확대실시 및 발코니확장 금액을 지원해주는 것으로 수요자들의 자금부담을 줄여준다. 특히, 서울에서의 이주수요도 활발한 편으로 전체 계약자 중 16%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전셋값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으로, 서울지역 거주자들의 탈 서울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업계도 시장 분위기에 맞춰 미분양 판촉을 강화하는 한편 기존의 미분양 물량을 전세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지원서비스를 내걸고 있어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삼을 만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