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원세훈 로비' 황보연씨 집행유예 선고

2013-12-13 15:05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리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로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황보건설 대표 황보연(62)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구속기소된 황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43억7200만원의 사기혐의 중 2억원에 대해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나머지)41억8000여만원의 사기 피해액 대부분이 변제되지 않았다"면서 "횡령 금액도 26억원에 이르는 거액으로 엄정한 양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황 전 대표는 회사운영에 사용하기 위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자금을 현금화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인출로도 가능한 것"이라며 "오히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현금을 조성한 것을 고려하면 비자금을 조성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기 충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의 재무제표는 금융기관이 기업체의 신용도와 상환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정확한 자료"라며 "시중 은행들이 황보건설 등의 재무상태가 적자 상황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거액을 대출해줬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