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사라지는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행사’

2013-12-11 17:42

중국 후난성 창사 쥐쯔저우에 세워진 청년시절 마오쩌둥의 가로 83m, 세로 32m, 폭 41m의 대형 조각상. [창사=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에서 마오쩌둥(毛澤東)  탄생 120주년을 앞두고 예정됐던 각종 기념행사가 속속 취소되거나 조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홍콩 다궁바오(大公報)가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저녁 ‘작가 쑨쥔훙’이라는 아이디의 웨이보 계정에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계최 예정이었던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기념 문예행사 ‘태양은 가장 붉고, 마오 주석은 가장 친근하다’에 대해 당국이 갑작스럽게 의를 요구했다며 심의 받기까지는 시간이 부족해 결국 취소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어 해당 웨이보에는 본래 11일 중국 국영 중앙(CC)TV에서 첫 방송 예정이었던 100회짜리 대하드라마 ‘마오쩌둥’ 대신 국군 원수의 이름을 딴 ‘녜룽전' 드라마가 방영 될 것이라는 글도 올라왔다. 

앞서 4일엔 베이징시 당위원회가 관리하는 첸룽왕(千龍網)에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기념 대형 교향음악회’ 개최소식이 올라왔다. 그러나 현재 이 행사는  ‘중국의 꿈’에 관한 행사로 바뀐 상태라고도 신문은 전했다. 본래 행사 공연순서에 이름을 올렸던  마오쩌둥 찬양과 관련된 곡목은 삭제되고 애국과 조국 찬양과 관련된 곡만 남았다.

이에 대해 다궁왕은 중국 당국은 마오 전 주석의 탄생 기념일을 앞두고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릴 조짐을 보이자 최근 사전 승인을 거쳐 행사 추진 여부를 결정하도록 조치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흐름이 시진핑이 지난 11월 초 3중전회(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를 앞두고 마오 전 주석의 고향인 후난(湖南)성을 찾아 마오 전 주석의 탄생 기념행사를 "장중하면서도 소박하게 치르라"고 지시한 것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시진핑을 주축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의 현 지도부가 과도한 '좌파 이미지'를 경계하고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