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9, 제2 벤처붐-3> 벤처창업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 팔 걷어붙인 정부
2013-12-06 10:12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 안착에 대통령까지 지원사격
최근 창업관련 지표 일제히 상승…제2의 '벤처 르네상스' 기대
관련 법안 계류…법제도와 금융시스템 미비는 여전히 숙제
최근 창업관련 지표 일제히 상승…제2의 '벤처 르네상스' 기대
관련 법안 계류…법제도와 금융시스템 미비는 여전히 숙제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1. "그동안 정부는 벤처 창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고 벤처·중소기업 글로벌 시장 개척과 소프트웨어, 인터넷 기반 콘텐츠 산업 육성을 지원하면서 창조경제 기반을 구축하는 데 역점을 뒀다."(11월 18일. 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2. "국회에 계류 중인 창업지원법안, 벤처기업육성법안, 자본시장법안 등이 입법화되면 벤처기업 매출과 고용이 늘어남은 물론 향후 5년간 벤처 창업 생태계로 유입되는 투자자금이 4조원 이상 확대된다는 분석도 있다."(10월 28일. 정홍원 국무총리 대국민담화문)
#3. "중소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소기업이 발전해야 일자리 창출과 중산층 육성도 가능하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마련했다."(6월 12일. 현오석 부총리 제9차 경제관계장관회의)
올해 정부 국정운영의 핵심과제인 창조경제는 벤처 생태계 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뿌리산업을 키우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박근혜 대통령부터 현오석 부총리까지 우리나라 국정의 중심인 3명의 발언에서 보듯 벤처 생태계 조성은 향후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과감하고 공격적인 벤처·창업 관련 정책을 쏟아내며 창조경제 기반을 다지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벤처·창업 선순환 생태계 조성은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창업·벤처기업의 자금력을 지원해주는 코넥스 시장은 기대만큼 활성화가 되지 못하고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등에 국한된 분야는 벤처기업의 자생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 법안이 3개월째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것도 벤처 생태계를 후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정 총리가 대국민담화문까지 발표하며 국회에 호소를 한 것도 창업·벤처와 관련한 법안이 서둘러 통과돼야 한다는 간절함이 묻어난다.
◆창조경제의 핵 벤처·창업의 붐…올해 3000만개 돌파 무난
올해 벤처·창업 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정부의 각종 지원책이 효과를 거두며 내실과 외형이 모두 성장했다. 1세대 벤처에서 시행착오를 거쳤던 자금 지원 등 자양분도 충분히 갖춰지면서 벤처·창업 시장은 '제2의 벤처 르네상스'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실제로 벤처기업 수는 지난 10월 말 기준 2만9192개로 지난해보다 1000여개나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안에 3000만개 이상의 벤처기업 탄생이 무난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외형만 커진 것이 아니다. 벤처투자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9월까지 98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8% 증가했다. 누적 투자 잔액도 최대 규모인 5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관련 지표 상승세는 향후 성장사다리펀드(2조원)·미래창조펀드(6000억원)·벤처1세대펀드(1000억원) 등 투자가 본격화하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벤처 시장이 부쩍 성장한 것은 정부가 지난 5월부터 꾸준하게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5월 벤처 자금 선순환 생태계 정책을 시작으로 6월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방안, 9월 규제완화 방안 등은 벤처기업 성장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한편 중소기업청은 내년 창업·벤처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24.9% 증가한 3467억원으로 잡았다. 역대 관련 예산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정부가 지난 5월 내놓은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 핵심인 자금조달 환경을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바꾸고 실패한 기업에 재도전 기회를 부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성공한 벤처기업과 정부가 창업 초기기업에 투자와 멘토링을 함께 제공하는 청년창업펀드와 엔젤투자매칭펀드 조성을 위해 필요한 모태펀드 출자 예산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두 배 늘렸다.
대학이 창업자를 발굴해 교육·지원하는 창업선도대학을 올해 18개에서 내년 23개로 확대하는 데 508억원을 배정했다.
◆법 제도와 금융시스템은 제자리…한국형 벤처 육성 절실
이처럼 제2의 벤처 르네상스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벤처와 창업을 지원할 법 제도와 금융시스템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각종 법안이 국회에 붙잡혀 있고 투자가 절실한 금융시스템은 코넥스 하나로 연명 중이다.
코넥스 시장도 상장기업에 대해 창업투자조합의 투자제한을 완화하는 중소기업 창업지원법이 걸림돌이다. 또 초기기업 자금난을 완화하기 위해 전문적인 엔젤을 육성하기 위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도 사실상 올해를 넘길 공산이 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벤처 활성화 대책은 환영할 일이지만 단순히 해외 벤처타운을 모방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국형 벤처 육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수많은 나라와 도시가 혁신형 창업 생태계의 대표사례인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했지만 제대로 된 성공사례는 찾기 어렵다"며 "실리콘밸리를 무작정 따라하기보다는 한국의 구조적인 한계와 비교우위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고용창출 목적의 창업 활성화는 저부가가치 기업의 확산을 유도해 좋은 일자리 양산에 실패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가 직접적인 자금 지원을 하기보다는 불필요한 규제 제거 등 되도록 간접적인 지원이 바람직하다"며 "개별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보다는 컨설팅, 인프라 형성 등 신생기업의 성장 여건 조성을 위한 간접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