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발 KTX 코레일 계열사 형태 확정…노조 반발 '총파업' 예고(종합)

2013-12-05 14:34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수서발 KTX가 코레일이 지배권을 갖는 계열사 형태의 출자회사로 출범한다. 코레일은 민간자본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민영화 논란'을 불식시켰다는 입장이지만 철도노조는 "철도 민영화의 시발점"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코레일은 올해 6월 확정된 철도산업발전방안을 실천하기 위해 '수서발 KTX 운영준비단'을 발족한 후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진행해 최종안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특히 그동안 논란이 된 민영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민간자본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공공자금 참여 부족시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대신 정부 운영기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하고, 주식 양도·매매의 대상을 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지방공기업에 한정하고, 이를 정관에 명시했다.

코레일 출자지분도 확대됐다. 당초 정부(안)은 코레일 30%, 공공자금 70%였으나 코레일 지분을 11% 확대해 코레일 41%, 공공자금 59%로 확정했다.

코레일이 2016년부터 영업흑자 달성시 매년 10% 범위 내에서 지분매수하거나 총자본금의 10%범위 내 출자비율을 확대하기로 결정해, 향후 코레일이 흑자 전환시 100%까지 지분확보도 가능하다.

동시에 코레일의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수서발 KTX 법인의 대표이사를 코레일이 추천하도록 정관 등에 명시했으며, 제작중인 호남고속철도 차량 22편성과 광주차량기지를 완공 이후 코레일에 현물출자하기로 했다.

또 선로 배분비율의 공정성 확보, 수요전이로 코레일 경영악화시 정부지원 등이 포함됐다.

한편 코레일은 철도노조가 이사회를 기점으로 9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것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 수서발 KTX 결정(안)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구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적극적인 설득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긴급 호소문을 통해 "수서발 KTX는 민영화가 아닌 코레일 계열사로 확정됐음에도 '민영화 시작', '민영화 전단계' 운운하며 파업을 하겠다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며 "민영화가 된다면 내가 선로에 드러누워서라도 민영화를 막아내겠으니 나를 믿고 따라와 달라"고 파업철회를 호소했다.

또 "공기업 부채와 방만경영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17조원의 부채, 부채비율 442%로 경영위기에 처해 있는 코레일이 서민의 발을 담보로 8.1% 임금인상 등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없으며, 결국 불필요한 희생만 낳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철도노조는 오는 9일 4년 만에 총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코레일이 10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 수서발 KTX의 자회사 설립을 의결할 예정인데 이를 철도 민영화를 위한 첫 단추로 보고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철도노조의 한 관계자는 "코레일 이번 결정안 발표는 이미 나왔던 얘기로 철도 민영화의 시발점"이라며 "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주식 매도 대상을 정관으로 제한하는 것은 위법의 소지가 다분해 민영화 논란을 막았다는 코레일 경영진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철도노조는 우선 5일부터 휴일·대체·초과 근무를 거부할 예정이다. 

운수 노동자들 역시 코레일 파업시 대체 수송을 거부하는 등 철도파업을 지지하는 노동단체들의 지지 선언이 잇따랐다.

공공운수노조·연맹은 이날 오전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 민영화 중단을 위해 철도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할 것"이라며 "철도 파업에 따른 대체수송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정부는 다른 운송 기관의 증편·연장 운행으로 파업 효과를 없애려고 할 것"이라며 "이에 맞서 광역철도, 지역 간 항공·버스, 지역 내 버스·택시를 담당하는 운수노동자들은 수송을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체수송 거부 선언에는 공공운수노조·연맹 산하 철도지하철협의회, 화물연대본부, 공항항만운송본부, 버스협의회, 항공협의회, 택시지부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