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미나는 5천 년 전 고양 가와지볍씨를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학자들이 각 국의 벼농사의 기원에 대해 발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가와지볍씨를 발굴한 충북대학교 이융조 교수의 ‘고양가와지볍씨의 발굴과 농경사적 의미’에 대한 기조발제에 이어 충북문화재연구원의 김정희 팀장의 ‘고양 가와지 유적의 규소체분석과 의미’, 원광대학교 안승모 교수의 ‘가와지볍씨와 점토대토기 단계의 벼농사’, 세종대학교 최정필 교수의 ‘초기 한반도 농경문화의 전개과정’에 대한 국내 연구진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어 중국 호남성문물고고연구소 웬쟈롱 소장의 ‘중국 쌀농사의 기업과 확산’, 중국 농업과학기술대학 장주종 교수의 ‘중국 농업기원과 조기 발전의 동태 비교’, 일본 구마모토대학 오바타 히로키 교수의 ‘일본 선사시대 재배식물과 벼농사의 시작’에 대한 발제가 이어져 3국의 벼농사의 기원과 고양가와지볍씨의 위상이 보다 심층적으로 조명됐다.

 최성 고양시장은 “가와지볍씨는 일산 20년의 역사가 아닌 5천년 고양의 역사를 알려주는 증거이자 고양의 정신적 뿌리가 되는 소중한 유물”이라며 “세미나를 통해 그 학술적 가치가 입증됨에 따라 고양가와지볍씨 공원과 박물관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5천 년 전 신석기시대에 고양지역의 우리 선조들이 최초의 벼농사를 지었고 고조선 국가형성과 한반도 문명의 시작을 이뤘음을 널리 알릴 것”이라 말했다.

 한편 고양가와지볍씨는 20년 전 고양 일산신시가지 개발 당시 고양시의 가와지마을에서 발굴된 볍씨로 미국 베타연구소의 연도측정 결과 5천 년 전의 볍씨임이 확인돼 학계의 이목을 끌었었다. 고양600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고양가와지볍씨를 재조명하며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는 지난 4월에 고양가와지볍씨 학술세미나를 개최해 가와지볍씨가 한반도 최초의 재배볍씨임을 뒷받침하는 여러 연구 논문과 함께 한반도에서의 독자적인 벼농사 가능성까지 열어주는 최근 연구결과와 고고학적 성과들이 발표된 바 있다.

 나아가 세미나에 참석한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가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벼농사를 지은 한강하류의 사람들이 한강문명을 이루는 근원이 됐다는 주장을 펼쳐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쌀은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전파됐다는 통설이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받아들여졌으나 고양 가와지볍씨의 발견으로 쌀이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것이 입증되며 기존 학설을 뒤엎는 새로운 가능성이 큰 설득력을 얻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