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만든 배 나왔다”, 조선사업 본격화 나서

2013-12-03 15:21
포스코플랜텍, 조선·해양 플랜트 사업 확대

포스코플랜텍이 건조한 해양작업지원선(OSV)이 시운전을 하고 있다.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대우조선해양 인수 좌절을 맛본 포스코가 패밀리사(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을 통해 모듈 공급 위주였던 조선·플랜트 사업을 완선 건조 영역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사실상 조선사업 진출로 봐야 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포스코 패밀리는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를 모두 생산하는 철강 분야 제조업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플랜텍은 지난해 5월 대우인터내셔널과 함께 수주한 해양작업지원선(OSV) 건조를 완료하고 발주처인 싱가포르 용선업체 SPO에 인도하기에 앞서 시운전을 실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박은 지난해 3월 청산한 세광중공업이 맡았다 중단된 물량을 포스코플랜텍이 약 2000만 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계약 당시 선주사와 향후 1년 이내에 건조를 완료하고 인도한다는 단서를 달았는데, 포스코플랜텍은 약속을 지킨 셈이다.

이 OSV는 포스코 패밀리에게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포스포 플랜텍을 넘어 포스포 패밀리가 처음으로 건조한 완제품 선박이자, 조선사업 진출의 물꼬를 튼 첫 사례다. 또한 대우인터내셔널과 포스포플랜텍은 지난 7월 3000만 달러 규모의 탄자니아 여객 수송선 건조사업을 수주해, 두 번째 선박 건조 물량도 확보했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 2010년 포스코가 인수한 성진지오텍과 합병해 새롭게 출범하면서 핵심사업으로 해양모듈을 선정해 조선 및 해양플랜트 블록, 해양시추선 및 해양지원선 제작 등에 나서기로 밝힌 바 있다.

비록 전체 사업 규모는 국내 조선 빅3와 중국 조선사 등과 비할 수 없지만 성장 가능성은 어느 기업보다 높다는 평가다. 배경은 패밀리사의 든든한 지원에 있다. ‘포스포’라는 브랜드 신뢰도에 더해 해외 영업은 대우인터내셔널이, 원자재 조달은 포스코와 포스코 특수강 등이, 건설 기술은 포스코 건설, IT기술은 포스코ICT가 있어 단 기간에 선박 건조 기술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포스포 플랜텍은 대형 조선사들이 아직 진출을 하지 않은 특수선 부문에 특화하는 한편, 반잠수식 시추선 등 해양 플랜트 제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포스포플랜텍은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열어 경남 통영 안정일반산업단지내 산업용지내 43만4373㎡(약 13만평)을 매입하고 이 부지에 ‘해양 플랜트 전문 산업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이는 안정산단 전체 산업용지 86만8745㎡(약 26만평)의 절반에 해당하는 면적으로, 포스크플랜텍은 총 1362억원을 투자한다. 이달 안으로 기공식을 개최해 공사에 돌입한다.

통영 사업장이 완공되면 이 곳에서 대형 플랜트 모듈 및 완제품, 선박 등을 건조하고 포항과 울산 등에 있는 기존 제조공장은 화공 플랜트, 원자력 등 기존 사업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