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인터넷 쇼핑몰, 아이템 중개 사이트 등 통신정보를 가로채 변조하는 수법으로 약 44억원 상당의 인터넷 상품권, 사이버캐시를 부당하게 적립·구매한 피의자들 5명이 검거됐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비교적 쉽게 무료로 구할 수 있는 통신정보분석프로그램을 사용, 실제로는 1천원을 결제하고 이를 10만원으로 결제한 것처럼 위변조하는 등의 수법을 사용했다.
 
심지어 이들은 위·변조 사실을 눈치챈 아이템중개사이트에서 피의자들의 계정을 정지하자 선의의 상품권 구매자로 가장, 아이템중개사이트에 전화나 항의방문을 하는 등 대담한 범죄행각을 보였다.
 
경찰청 사이버센터는 3일 인터넷상품권 금액 등을 조작해 44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김모씨(40세 무직) 등 5명을 지난달 25일 논현동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피의자들은 인터넷 상품권과 사이버캐시를 거래하는 국내 유명 게임 아이템 중개사이트, 인터넷쇼핑몰 사이트의 취약점을 발견하고 통신정보를 중간에서 가로채 변조, 재전송할 경우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 거액의 인터넷상품권과 사이버캐시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이들은 지난 10월말부터 11월초 강남구 일원의 모텔 및 PC방에서 주문금액을 결제금액과 다르게 변조하거나 플러스금액을 마이너스 금액으로 부호 변조해 시스템상에서 오동작하게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같은 수법으로 인터넷 상품권 4억원, 사이버캐시 40억원 상당을 부당 취득한 뒤 그중 약 2억 3500만원 상당을 시중에 유통하고 일부를 백화점 상품권, 현금 등으로 세탁, 환전했다.
 
이들은 피해사이트에서 피해를 인지하고 차단조치할 것에 대비해 △통신정보 변조 △세탁·환전 △범죄수익금 관리 등 사전에 역할을 철저히 분담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프로그램 위변조를 담당한 2명은 과거 국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개발회사에서 일하며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명은 범행중 연락관리, 사이버캐시나 상품권 환전 등을 담당했다.
 
정석화 경찰청사이버테러대응팀 실장은 “일부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거래 시 이용자 PC에서 전송하는 주문, 결제 데이터의 무결성이나 조작여부에 대한 검증기능이 미약해 허위주문이나 캐시부정 적립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향후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은 허위 주문이나 위변조 사실을 인지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한 시스템 등을 갖춰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찰은 확인된 피해사이트 외에도 여러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대상으로 유사한 범행시도 흔적이 발견돼 피의자들을 계속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또 경찰은 인터넷상에서 점차 통화를 대체하고 있는 온라인 화폐거래의 안전성은 국민경제에 있어 중요한 문제로 이를 해하는 각종 범죄에 대해 강력히 단속,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