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간 스타②] 이정현 채연 이어 박해진 추자현 이민호 '중국 사로잡았다'

2013-12-03 08:00

이정현 [사진제공=에이바필름 앤 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제7회 중국 화정상 아시아 인기대상, CCTV 드라마 '공자' 주연,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 초대로 '제14회 남녕국제민요예술제' 개막 공연, 중국 4대 천왕(유덕화, 장학우, 곽부성, 여명)과 공연.

중국의 인기 연예인의 프로필이 아니다. 인형 같은 외모로 '와', '바꿔' 등 독특한 콘셉트를 소화한 이정현의 이야기다.

이정현은 지난 1999년 발표한 데뷔 음반 수록곡으로 한국에 테크노를 유행시켰고 '테크노 여왕'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당시 새끼손가락에 마이크를 꽂고 강렬한 춤을 추는 모습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부채, 한복 의상, 비녀 등 동양적 의상과 테크노의 조합, 창의적인 퍼포먼스는 이정현을 더욱 부각시켰다.

아쉬울 게 없던 이정현이 중국에 진출한 배경은 독특하다. 중국에서 활동한 적이 없지만 현지 연예인들이 이정현의 콘셉트를 표절해 이름을 알렸다. 춤과 노래는 물론 의상, 헤어까지 이정현과 똑같이 따라하며 원조가수의 존재를 알렸고 이후 '강제 해외진출'을 한다. 이정현은 현재 한·중 합작 드라마 출연, 화장품·전자제품 CF 등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이정현이 한국어로 "여보세요"라고 말하는 핸드폰 CF는 '이정현폰'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팔렸다.

채연의 인기도 대단하다. 2004년 발표된 '둘이서'는 중국인들이 즐겨 듣는 노래다. 음악 위주의 활동에서 벗어나 드라마 '승리자', '보보경심'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성공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예능에서의 입지도 단단하다. 고소공포증과 물공포증을 겪고 있는 채연은 중국 저장위성TV의 다이빙 서바이벌 프로그램 '중국성도약'에 출연해 진지하게 훈련하는 모습을 보였고 시청자들에게 큰 호감을 얻었다.

10년 전 이정현과 채연 등이 만들어낸 한류 바람은 박해진, 추자현, 이민호가 이어가고 있다.
 

박해진 [사진제공=더블유엠엔터테인먼트]


박해진은 현재 중국 CCTV 드라마 '팝콘'을 촬영 중이다. 한국 남자배우 중 유일하게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해진은 중국 후난위성TV '또 다른 찬란한 인생', 후난TV '첸더더의 결혼이야기' 등 총 다섯 편의 중국 드라마에 출연했다. 꾸준히 드라마에 출연하며 여타 한류스타보다 다양한 연령층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 후난위성TV의 '멀리 떨어진 사랑' 방송을 앞두고 있으며 출연을 고려 중인 작품도 여럿이다.

배우 추자현의 인기도 급상승세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중국판 '회가적 유혹'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추자현은 현재 회당 5000만원~1억원에 달하는 출연료를 받고 있다.

중국 드라마 진출의 벽이 낮은 이유로는 후시녹음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은 지역마다 언어가 달라 현지 출신의 배우더라도 어차피 후시녹음을 하기 때문에 중국어 대사에 대한 부담이 적다. 현지 통역도 상주해 간단한 의사소통만 하면 연기 자체에 대한 짐을 덜 수 있다.

최근에는 중국 드라마 출연 경험 없이 국내 제작된 드라마로 중국에서 사랑 받는 배우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준기와 이민호가 대표적이다.
 

이민호 [사진=남궁진웅 기자]


특히 이민호는 웨이보 팔로워 수가 1000만명이 넘는다. 중국 연예인들은 방송 중 이민호를 거론하고 있으며 아역배우들도 자신의 이상형으로 이민호를 꼽고 있을 만큼 관심이 뜨겁다. 중국에서 정식으로 방송되지 않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와 '시티헌터'가 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통해 유행처럼 번졌고 1주일에 2번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속자들'은 4억뷰를 넘어섰다. 아직 중국 작품에 출연할 계획은 없지만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서 팬미팅을 개최하고 현지 브랜드 광고를 하는 등 간접적 노출을 이어갈 계획이다.

중국 엔터테인먼트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이 넓어서 작품을 선택할 기회가 많고 다양한 배역을 맡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연예인들의 진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연급 배우뿐 아니라 톱스타들도 국내보다 높은 '몸값'을 받고 있고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장점도 있다. 13억명을 상대로 하는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한류스타들의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