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로 보는 2013년 채용 시장”

2013-12-02 07:29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채용 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달라진 세태를 반영하는 새로운 말들이 생겨나고 있다. 2013년 채용 시장을 보여주는 구직자들의 신조어에는 무엇이 있을까? 

취업포털 사람인(대표 이정근)이 ‘2013년 채용 시장 신조어’를 정리했다.

◆ 슈퍼고졸 
고졸 채용 문화가 확산되면서, 대졸자들도 뚫기 어렵다는 대기업, 공기업 등의 입사에 성공한 ‘슈퍼고졸’의 취업성공 스토리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출신 등 일찍부터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왔거나 자신만의 스토리와 끼 등의 차별성을 갖춰 취업에 성공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슈퍼고졸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실제 다수의 고졸자들은 좁은 입지에서 일자리 찾는 것에 어려움을 겪거나, 취업 후에도 대졸자와의 차별 등을 못 이겨 결국 다시 진학을 준비하고 있어 고졸자들 사이의 양극화를 보여주는 단어이기도 하다.

◆ A매치데이 
원래는 축구에서 정식 국가 대표팀간의 경기일로 정해진 날을 의미하는 ‘A매치데이’라는 단어가 최근에는 주요 기업들의 인적성 검사와 같은 시험이 하루에 몰려 있는 날을 지칭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우수 인재가 여러 곳에 중복 합격하면서 경쟁 기업에 빼앗기는 사례가 늘자, 이를 막기 위해 같은 날 시험을 치르는 관행이 굳어지고 있다. 올해는 지난 10월 19일 한국은행 등 금융공기업 6곳이 일제히 입사 시험을 진행했으며, 대기업들도 여기에 합류해 같은 날 시험을 시행한 바 있다.

◆ 서버 전형
일명 ‘사이트 전형’이라고도 불린다. 온라인 채용 시스템에 한꺼번에 지원자들이 몰리면 서버에 과부하가 걸려 지원을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등장한 말이다. 일단 지원에 성공하려면 서류 전형 전에 서버 전형부터 거쳐야 한다는 말이 나온 것. 실제로 올 하반기 채용에서도 채용사이트 접속이 폭주하며 LG전자, 포스코 등에서 마감시간을 연장했다. 접수 사이트 서버를 확충하는 기업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지원자 스스로도 마감 전 미리미리 준비해 일찌감치 접수를 마치는 자세가 요구된다. 

◆ 취업 8대 스펙
입사 경쟁률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기존의 취업 5대 스펙(학벌,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에 봉사, 인턴, 수상경력까지 더해진 ‘취업 8대 스펙’이 화제가 되고 있다. 스펙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난 채용이 확산되는 추세라고 하지만,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의 87%가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구직자 10명 중 8명(84%)은 여전히 스펙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 페이스펙 
'페이스(face)'와 '스펙(spec)'의 합성어로, 얼굴도 학벌, 학점, 토익 점수 등과 같이 그 사람의 중요한 스펙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인사담당자의 84%가 채용 시 지원자의 겉모습이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으며, 실제로 절반 이상(57%)은 스펙이 조금 부족해도 외모가 뛰어난 지원자에게 ‘가점을 주거나 합격 시킨 경험이 있다’라고 밝힐 정도로 외모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취업 성형을 하는 구직자들까지 늘고 있지만 기업은 얼굴이 아니라 호감 가는 인상과 자세 등을 평가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 취톡팸 
‘취업’과 ‘카톡’ 그리고 ‘패밀리’의 줄임말로, 취업 정보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모임을 의미한다. 대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보의 싸움이라 불리는 취업 시장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바쁘게 취업 준비를 하는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이밖에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구인구직활동을 뜻하는 일본어인 ‘소카츠’, ‘해외대학을 다니면서도 해외 취업을 포기하고 국내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국내 대학으로 편입학하는 유학생을 뜻하는 ‘리턴트족’ 등의 신조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