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쌤', 독한 PD가 만든 착한 예능
2013-11-20 09:55
'섬마을 쌤'은 샘 해밍턴부터 브래드, 아비가일, 샘 오취리까지 외국인 연예인 4인방의 섬마을 적응기를 담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영어를 가르쳐주고, 출연진들은 섬마을 주민들을 통해 한국 문화와 정서를 배운다.
'섬마을 쌤'의 정규 편성은 입소문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첫 방송 당시 방송이 되는 줄 도 몰랐던 사람이 대다수. 이후 독특한 포멧과 훈훈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종훈 PD는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정규 편성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며 감개무량한 소감을 전했다. 그동안 숱한 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 악성 댓글 없는 프로그램은 '섬마을 쌤'이 처음이라고.
김 PD는 "처음에는 섬마을에 가서 이것저것 먹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외국인이 당황하는 모습을 담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 근데 이들은 모양만 외국인이지 거의 한국인이다. 예능 PD가 착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건 어떻게 보면 욕이 될 수 있지만 한 번쯤은 해볼 만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섬이라는 단절된 공간에서 외국인 4인방이 펼치는 리얼 적응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두 문화가 만나 그려내는 시각적 효과는 충격을 넘어선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감동은 여느 프로그램의 배가 된다.
실제로 외국인 4인방은 4박5일 섬마을 체험을 마치고 돌아서는 그 순간에 폭풍 눈물을 흘리기 일쑤다. 촬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에 대한 질문에 '이별하는 순간'이라고 답하는 4인방의 모습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아비가일은 "촉박한 스케줄 보다 이별하는 순간이 제일 힘든 것 같다. '섬마을 쌤'이란 프로그램은 아이들이나 주민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니까, 제일 안 좋은 점이 바로 이별의 순간 같다"며 "다시 그곳에 가기도 어렵다. 한국에 살면서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번에도 아이들과 친해져서 정말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이들의 눈빛을 보면 연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이들의 진정성을 강조한 김 PD의 말처럼 '섬마을 쌤'이 착한 예능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될 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