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없는 '甲의 국정감사'
2013-10-28 17:18
지난 14일 국정감사(이하 국감) 첫 주자로 진행된 산업통상자원부 국감 현장에서 나온 국회의원들의 지적이다.
마이크 소리가 잘 안 들리는 것조차도 용납이 안되는 ‘갑(甲)의 국감’이 어김없이 올해도 되풀이 되고 있다. 벌써 보름이 다 되가는 국감을 지켜보고 있자니 피감기관 관계자나 증인들에 대한 꾸짖기가 도를 넘어 서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폭로하거나 피감기관이나 증인들을 몰아세워놓고 “아니면, 말고” 또는 “네, 아니오로만 답하세요” 등 강압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앉혀놓고 하나하나 증거를 제출하면서 죄를 추궁하는 형사의 모양과 별반 다를게 없다.
이처럼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국감에 과연 어떠한 철학과 해법이 담겨 있을지 의문이 든다. 특히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물론 의원들 입장에서 3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수 많은 기관들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개선점과 대안을 제시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매년 국감 국감 때마다 해당 기관들에 대해 질책과 호통, 망신을 주는 행위가 정당화되진 않는다.
실제 국감을 겪고 난 일부 기관들과 기업들의 경우 심각한 이미지 실추로 매출 감소 등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고 입을 모은다. 국감 현장에서 의원들이 질문에 대한 해명의 기회도 없이 호통만 쳐 이렇다 할 대안이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의원들 스스로가 기존의 갑의 입장에서 벗어나 본래 뜻을 저버리지 않고 스스로를 절제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소리다. 이는 새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본연의 취지와도 맥락이 비슷하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통한 창조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일차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바로 ‘창조적 시각’이다.
국감도 헌법이 국회에 준 고유 권한으로 출석한 피감기관 관계자나 증인들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이 선행되야 한다. 충분히 해당기관의 의견을 수렴하고, 잘못된 점에 대한 개선안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국감의 의미다.
이를 갖추지 않은 채 고성과 질타만 오가는 국감은 말 그대로 ‘알맹이 빠진 국감’일 뿐이다. 얼마 남지 않은 국감일정에서는 부디 창조적 사고를 가진 의원들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