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국감 증인석에 선 전재국씨 “조세회피처 페이퍼 컴퍼니 설립, 경솔했다”

2013-10-22 09:04
재국씨 “아랍은행과 거래위해 생각없이 관련 서류에 서명후 법인설립, 죄송” 설명<br/>김우중 전 대우 회장 아들 선용씨“아버지 아들로써 국민께 죄송, 개인착복 아니다”호소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 출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 시공사 대표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 블루 아도니스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21일 서울 수송동 국세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재국씨는 오후 4시35분쯤 국회의원들의 주 질의가 끝난후 보충 질의에서 김재연 의원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 블루 아도니스를 설립했느냐"라고 묻자 "맞다"고 답했다.

이어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의 지분에 대해 해외재산 의무신고로서 신고할 의무가 있는 것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재국씨는 "(설립) 당시에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내년부터 관련법이 확대된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재국씨는 "비상장 회사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덕중 국세청장에게 “블루아도니스는 비상장 회사”라며 “현행 국제조세조정법이 개정돼 내년에 의무신고대상이 확대돼도 계좌가 아닌 비상장 주식은 예외인 만큼 금융계좌 뿐 아니라 비상장주식을 포함해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우경제연구소 사장을 역임한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3남 선용씨에게 "전재국 증인과 같이 나오게 된 이유가 전재국씨 부친의 추징금과 관련해 비슷한 점이 있어서 함께 나온 것인데. 두 분의 추징금의 성격이 뭐가 다른지 아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선용씨는 "대우사태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린 것은 아버지의 아들로서 죄송하다. 아버지의 추징금 성격은 징벌적 추징금으로 알고 있다. 추징금이 부과된 이유가 외환거래법 위반을 통한 것이지 재산탈루나 횡령에 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선용씨의 답변이 끝나자 이 의원은 “추징금이나 민사소송 등은 대우 고위 임원들이 횡령한 것이 아니다. 이런 분들이 억울하게 덮어쓴 부분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전재국씨에게 "현재 해외재산을 보유한 것이 있느냐"고 묻자 재국씨는 "해외재산은 일절 가진 것이 없으며, 현재 역외탈세 관련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이 "검찰에 조세피난처 페이퍼 컴퍼니의 거래내역을 제출했느냐"고 묻자 재국씨는 "은행들이 관련 자료를 7년밖에 보관하지 않아 자료 획득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의 아들도 공인이라는 인식이 있다.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계좌를 운영한 데 대해 논란이 있는데, 비자금 등 떳떳하지 못한 돈을 관리했을 것이라는 게 우리 국민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공인으로서 국민들께 뭐라 말하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재국씨는 "9·11사태 이후 미국 정부에서 해외 정치인과 그 자식들의 계좌를 엄격하게 관리하게 됐다. 미국 유학시절 보유하고 있던 은행 계좌의 돈을 옮기라는 미국 정부의 지시를 받고 아랍은행을 소개받았는데 그들은 법인 계좌만 관리했다. 거래를 하려면 법인을 세워야 한다고 해서 깊은 생각 없이 사인했던게 조세회피처에 회사가 생겨버렸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국씨와 선용씨는 역외탈세 의혹과 관련해 국감에 출석해 증언했다. 앞서 국회 기재위는 지난 8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재국씨,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3남인 선용씨 등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