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얼빈 난방하루만에 스모그로 도시마비

2013-10-21 16:42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가 난방 공급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극심한 스모그로 도시 기능이 마비 상태에 빠졌다.

중국의 최북단 성도(省都)인 하얼빈시는 시내 각 지역난방회사를 통해 20일부터 올겨울 난방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신화사가 21일 전했다. 아파트와 빌딩 등 시내 모든 건물에 지역난방을 실시하는 중국에서는 난방 공급시기와 강도를 지방정부가 현지 실정에 맞게 결정한다.

20일 각 지역난방회사의 소각로가 일제히 가동되면서 하얼빈시에는 새벽부터 극심한 스모그가 발생했고 대기 중의 2.5㎛ 이하 초미세먼지(PM 2.5) 지수가 대기오염 경보 최고 단계에 해당하는 500을 훌쩍 넘어섰다.

스모그는 이튿날인 21일에도 계속돼 이날 아침 하얼빈 시내 가시거리는 10m에 불과했다. 도로의 신호등조차 식별할 수 없게 되자 시민들은 자가용 운전을 포기하고 대중교통 이용에 나섰지만 시내버스 운행도 원활하지 않아 출근을 포기하거나 무리 지어 도보로 이동하면서 지각사태가 속출했다.

시 당국은 전체 초등학교, 중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이날 고속도로에서는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하얼빈과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구간이 폐쇄됐다.
기상 당국은 최근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진 날씨에 난방 공급으로 대기오염물질이 대거 배출되면서 우려했던 스모그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치치하얼(齊齊哈爾), 다칭(大慶), 무단장(牧丹江) 등 헤이룽장성의 다른 도시에도 스모그 발생 경보를 내렸다. 하얼빈시는 올해 1월에도 스모그가 자주 발생해 시민들이 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다.

시 당국은 대기질 악화의 주범으로 난방용 석탄 사용이 지목되자 중국 최초로 시내에 원탄(原煤) 판매 금지구역을 지정하기도 했다. 현지 매체들은 중국 북방의 최대 도시인 하얼빈시에서 난방 공급에 따른 스모그발생이 현실화하자 본격적인 난방 개시를 앞둔 다른 대도시들의 대기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