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父子' 유한회사 씨케이 지분확대ㆍ'母女' 축소
2013-10-21 16:27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및 두 아들이 경영컨설팅업체인 씨케이 유상증자를 통해 이 회사 지분을 늘린 반면 배우자와 딸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 회장 일가가 작년 10월 100% 출자(35억원)로 세운 씨케이는 외부감사 대상에서 제외돼 일부 외국계 국내법인이 악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한회사 형태로 설립돼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됐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장 회장 및 두 아들 세준ㆍ세환 씨가 보유한 씨케이 지분은 전월 25일 기준 각각 20.0%에서 24.7%로 나란히 4.7%포인트씩 증가했다. 반면 장 회장 배우자인 김혜경 씨와 딸 혜선 씨 지분은 같은 날 각각 20.0%에서 7.1%와 18.8%로 줄었다.
장 회장 일가 5명이 똑같이 20.0%씩 지분을 보유해 왔으나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 분포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씨케이가 전월 24일을 납입일로 실시한 110억원 상당 유상증자에서 김 씨가 전량, 혜선 씨는 일부 실권한 가운데 장 회장 및 두 아들은 이 실권주를 같은 비율로 나눠 받았다.
이번 증자에 대해 씨케이 측이 밝힌 목적은 기타자금 조달이다.
씨케이는 설립 첫달인 2012년 10월 영풍그룹 상장사인 시그네틱스 지분을 4% 이상 취득하기도 해 추가로 계열사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영풍그룹 총수 일가가 지배회사 영풍뿐 아니라 외감 제외로 베일에 가려진 씨케이를 통해서도 주요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씨케이 임원은 현재 장 회장 1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자신이 직접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주식회사와 달리 지분 양도가 제한되는 유한회사는 이사를 1인만 둬도 될 뿐 아니라 감사를 선임하지 않아도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 회장 일가가 씨케이를 설립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번 증자로 마련한 자금 용처도 궁금한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