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대결 패배 공화당, 내부 노선 갈등 가열

2013-10-21 17:51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예산안 대결에서 사실상 패배한 미국 공화당의 내부 노선 갈등이 가열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이번에 연방정부의 부분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를 해결하고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현실화를 막기 위한 협상을 주도했던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켄터키) 같은 온건파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해 셧다운 사태까지 초래한 것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비해 초선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같은 당내 강경파는 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해서는 셧다운 사태가 재발하는 것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20일(현지시간)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셧다운 한 것은 보수의 정책이 아니다"라며 "다시는 셧다운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지난 7월 공화당 내 상당수가 그 같은 전략이 먹힐 수 없고 먹히지도 않을 것이라고 여러 번 경고했었다. 또 실제로 먹히지 않았다"며 "2주 동안이나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 유급휴가를 준 것은 보수의 정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내 강경파가 주도했던 셧다운과 디폴트 위기를 볼모로 오바마케어 예산을 삭감하려는 전략이 실패했으니 앞으로는 이를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는 것.

존 매케인 상원의원 역시 CNN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에 출연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민개혁법과 같은 긍정적 어젠다에서 성과를 올리는 것"이라며 "오바마케어 반대 투쟁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세금이나 지출 삭감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 메케인 상원의원은 지난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ABC 방송의 '디스위크'에서 "공화당에 약간의 자제력이 필요한 때"라며 "오바마케어 예산을 전면 폐지하기보다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젭 부시 전 주지사는 공화당 차기 대권 주자들 중 한 사람으로 분류된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이다.

당내 강경파를 주도하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이날 ABC방송의 '디스위크'에 나와 "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내년 초 다시 셧다운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엉망진창으로 협상 타결이 된 것은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하원 공화당 의원들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자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동료 상원의원들이 당신을 경멸하고 있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대해서는 "나는 개의치 않는다"며 "나는 2600만명의 텍사스 주민들을 위해 일하지 당의 보스들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미국 재계가 재정위기를 부추긴 공화당 내 초강경파인 '티파티'를 본격 견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미소매연맹의 데이비드 프렌치 정부담당 전무는 FT에 "공화당과 공화당의 정책 결정 과정이 소수 행동주의자(티파티)에 더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재계가 깨달았다"며 "셧다운 충격이 크다. 이제는 돌아갈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