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킹족 건강관리 비상

2013-08-21 22:14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직장인 유 모(31)씨는 출퇴근길 태블릿 PC를 달고 산다. 회사에서 하루종일 업무처리 하는 것 외에도 급히 처리 해야 하는 자료와 메일을 시도 때도 없이 주고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고개를 푹 숙인 채 태블릿 PC 화면을 내려다 봐야 하기 때문에 어깨와 목에 고질적인 통증이 나타났지만, 좀 쉬면 나아지는 듯해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 급기야 목에 찌릿한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병원에서 목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최근 한 취업 포털의 설문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칼퇴근 비법으로 ‘주어진 업무 시간에 모든 일 끝내기’가 1위로 꼽혔다. 이처럼 업무시간에 자신의 일을 모두 끝내면 좋겠지만, 일단 퇴근부터 하자는 심상으로 퇴근 후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도 많다.

퇴근 뒤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일이라도 발생한다면 회사 밖에서도 업무의 연장이 계속 되는 셈이다.

실제로 한 소프트웨어 업체가 조사한 자료에서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자신의 모바일 기기로 회사 업무를 처리하는 ‘스마트워킹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는 스마트 워킹족들은 쏟아지는 업무만큼 목·어깨·허리 등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대다수의 직장인은 시간적 여유를 핑계로 치료를 기피하다 결국 더 큰 질환으로 발전하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목·어깨 통증 나타난다면 근막동통일자목 증후군 의심

스마트 워킹족을 ‘BYOD’족이라고도 하는데, 노트북·스마트폰·태블릿PC 등 자신의 디바이스로 언제 어디서나 회사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처럼 개인 모바일 기기를 업무에 사용하는 이유는 고객이나 직장 동료와 신속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고, 회사기기보다 자신의 기기로 일할 때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다.

직장인 평균 2.4개의 개인 모바일 기기를 소유하고 있을 만큼 그 활용도도 높은 만큼 관절과 척추에는 무리가 갈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손에 들고 화면을 내려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앞으로 내밀어 숙이고 있는 자세를 취하기 쉽다.

이와 같은 동작을 장시간 취하게 되면 몸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여져 관절, 근육 등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목과 어깨 부근에 통증이 나타나는 근막동통 증후군이나 목뼈가 변형되는 일자목 증후군은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앉을 때 다리를 꼬거나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등 바르지 못한 자세를 지속할 경우, 상체의 무게를 허리에 부담시키며 허리디스크의 증상인 허리통증이 나타나기 쉽다.

김용찬 의정부척병원 의학박사는 “실제로 허리통증으로 내원한 20~30대 환자의 허리통증 유발 원인을 조사해 보면 ‘잘못된 자세’가 42%를 차지한다”며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직장인의 경우 허리통증을 참다 허리디스크로 발전되는 경우가 잦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기 허리디스크에 유용한 비수술 치료는 시술 시간도 짧으며, 회복도 빠르다. 일반적으로 1~2주 간격을 두고 2~3회 정도 시행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1회 치료 후 빠르게 호전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허리통증은 자세만 바르게 신경 써도 허리통증을 예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만일 허리디스크가 발생했을 경우 점차 심각한 허리 통증이 동반되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므로 반드시 초기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 스마트폰 직장인 눈 건강에도 나빠

눈은 태생학적으로 뇌와 직접 연결된 기관으로 피로감을 쉽게 느끼는 기관이다.

스마트폰 사용자 3000만 시대다. 주위를 둘러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특히 스마트폰을 업무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직장인들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 스마트폰이 직장인들의 눈 건강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을 낮이나 밤이나 들여다보고 있으니 눈이 시리거나 침침하단 생각이 들 때가 적지 않다. 이런 행태는 생각만이 아니라 실제로 눈 건강에 해롭다.

광학전문기업 니콘 안경렌즈가 온라인 설문조사 전문기관과 직장인 1251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 이후 눈 건강 상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 66.8%가 눈 건강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실제로 시력이 나빠졌다는 이들도 40.0%에 달했고 눈 떨림(안검 경련)도 20.6%나 됐다.

이렇듯 눈의 피로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직장인들은 스마트폰에서 쉽게 눈을 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눈에 과도한 긴장을 초래하게 되고, 눈의 피로 및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게 된다.

안구건조증의 일반적인 증상은 충혈·뻑뻑함·눈 부심·두통으로 전신 피로까지 발전될 수 있다. 증상이 심화될 경우, 시력저하를 경험하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현상도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모니터나 스마트폰을 자주 보다보면 난시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멀리보기를 자주해 눈에 휴식을 줘야 한다.

◆ 초기 치료가 중요

화면만 내려다 보는 동작을 유지한 채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다 보면 어깨나 뒷목 주변 근육이 쉬지 못하고 오랜 시간 긴장하면서 근육에 영양분과 산소가 부족해져 통증이 나타나기 쉽다.

우리가 흔히 ‘담’이라고도 부르며 어깨와 목에 통증이 나타나는 근막동통 증후군은 이처럼 장시간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발생한다.

처음에는 목 뒷부분이나 어깨 부위가 결리는 정도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바늘로 찌르거나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통증 부위의 근육이 단단하게 뭉쳐지기도 한다.

일자목 증후군은 목 뼈의 형태가 일(一)자로 변형되는 증상으로 머리의 무게를 양쪽 어깨로 분산시킬 수 없어 목 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또 차려 자세에서 어깨까지 가상의 선을 옆으로 보아 수직으로 그렸을 때, 선이 어깨에 닿지 않고 앞쪽으로 5cm 이상 벌어지면 ‘거북 목’이라고 하는데 거북 목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

거북 목 증후군이 심해지면 목 디스크로 증상이 발전할 수 있다.

장상범 분당척병원 의학박사는 “목과 어깨의 통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뼈 사이 간격이 좁아지며 외부 충격이 목뼈로 전달돼 목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며 “만일 목디스크가 발생하면 수술치료가 아닌 주사치료만으로도, 예민해진 통증 조직을 안정시키고 신경부족을 가라앉혀 질환이 호전 될 수 있어 초기에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