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대법원이 임기가 만료되는 재판연구원(로클럭)들의 취업 알선을 위해 국내 대형 로펌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법원과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 국내 상위 10대 로펌의 인사담당자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 것을 계획했다. 간담회는 조만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로클럭들의 향후 진로를 위한 자리였다.

로클럭 제도는 로스쿨 수료자를 최장 2년 임기 동안 법원의 재판연구원으로 근무시킨 뒤 일부를 법관으로 임용하는 제도로, 일정 기간(현재 3년) 법조인 경력을 쌓은 이들로 판사를 선발하는 법조일원화와 함께 도입됐다.

현재 근무 중인 로클럭들은 로클럭을 마친 후에도 1년 이상의 법조 경력을 더 쌓아야 법관으로 선발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선발 방식은 로클럭→대형 로펌→판사 임용으로 이어지는 폐쇄적 선발 과정을 구축해 '현대판 음서제'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법관 선발의 기준과 성적이 공개되지 않을 경우 고위공직자 자녀에게 특혜가 주어지는 등 시비도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때문에 법원행정처가 이날 마련한 간담회는 이러한 우려를 현실화한다는 비판에 부딪혔다.

변협은 이날 간담회에 대해 '취업 알선'이라며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변화된 제도 속에서도 순혈주의 강화로 인한 그들 간의 커넥션을 공고히 유지하겠다는 시대착오적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변협 관계자는 "로클럭이 10대 로펌으로 갔다가 다시 법관이 되는 구조가 형성되면, 법관 상당수가 10대 로펌 출신으로 채워지게 되고 법원은 10대 로펌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법원행정처는 간담회를 갑자기 취소했다.

법원 관계자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해당 모임을 취소했다"며 "오해가 있다. 로클럭 인사들의 이력 등을 단순히 소개하는 자리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