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운 기자= 유아용 분유통에서 개구리의 사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경위파악에 나섰다.

분유 제조업계에서는 분유제조 공정의 특성상 4㎝가 넘는 이물질이 분유통에 혼입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해당업체인 남양유업은 법적대응에 나서겠다고 입장이다.

21일 관련업계에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제조과정에서 이물질 혼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남양유업 분유 제조공정에 대한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9일 남양유업 측으로부터 식약처에 이물 신고가 접수돼 20일부터 이틀간 조사한 결과 소비단계에서 별다른 혼입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확인하고 제조공정 상에서의 문제를 조사 중이다.

◆남양유업 ‘분유 이물질 사고’ 악순환

더 좋은 분유를 먹이고 싶은 마음에 비싼 제품을 선택했는데, 이런 노력이 이물질 탓에 물거품이 되는 엄마들의 허탈감과 자책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아이에게 죄책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이렇게 순수한 모정을 난도질하는 분유 이물질 사고는 이번만이 아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 사는 주부 나모씨도 분유를 먹이는 과정에서 젖병 벽에 붙어 있는 벌레로 의심되는 이물질을 발견했다. 길이 0.6∼0.7mm 정도 이물질이었다.

나씨는 해당업체인 남양유업에 책임을 물었지만 “제조공정상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 아무런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분유를 한꺼번에 바꿀 수도 없어 전전긍긍하며 똑같은 고가의 제품을 아이에게 먹일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사례는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번 개구리 분유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남양유업은 소비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는 ‘자작극’ ‘블랙컨슈머’ 논란까지 있어 소비자가 오히려 화를 입을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제조공정 상 문제인가

개구리 사체가 검출된 남양유업의 분유에 대한 관할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 소비단계에서 이물질 혼입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제조과정에서 이물질 혼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남양유업 분유 제조공정에 대한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조사 결과 소비단계에서 별다른 혼입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확인했다.

해당 지자체는 남양유업의 분유 임페리얼 XO에서 4~4.5㎝ 상당의 개구리 사체가 검출됐다고 남양유업 측에 신고한 이 지역 Y씨를 상대로 소비단계에서 이물질 혼입 가능성을 조사해 왔다.

식품 이물질 신고 접수시 조사는 소비자 신고지역인 해당 관할 시·군·구에서 1차적인 소비단계 조사를 하고 2차로 제조업체의 인허가 권한이 있는 해당 시·군·구에서 제조단계에서 조사를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남양유업 분유 제조공장의 인허가 권한이 있는 관할 지자체인 세종시에 제조단계에서 이물질 혼입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제조공정 과정에서 이물질 혼입이 확인되면 관할 지자체는 해당 업체에 대해 품목 제조정지, 시정명령 등 행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

이와관련 분유업계 관계자는 “분유제조 과정에서 이중 삼중으로 불순물을 필터링을 하게 돼 있어 그렇게 큰 물질이 들어가는 게 쉽지는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면밀한 조사를 거쳐 혹시 모를 제조공정의 실수를 없애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양유업은 21일 분유에서 개구리가 발견됐다는 주장과 관련, 경찰에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개구리가 발견됐다는 남양유업 제품에 대해 식약처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분유 안에서 발견된 개구리는 제조 공정 중 혼입될 수 없고,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주장했다.

남양유업은 이어 “분유는 제조공정 중 0.4∼2.8㎜ 규격의 거름막을 7차례 통과하기 때문에 45㎜의 개구리가 통과할 수 없다”며 “분유 생산 라인은 무인 자동화 공정이기 때문에 이물질이 혼입될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