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박용만 체제 공식 출범…박용만 “소통의 기회 넓힐 것”

2013-08-21 14:59
“경제인 사회적 지위 향상에 주력…통상임금 중요한 현안”

박용만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대한상공회의소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을 신임 회장에 선출하고 ‘박용만 체제’를 공식 출범시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오전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임시의원총회를 열고 박 회장을 신임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출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회장 취임식을 개최했다.

평소 대기업 오너로서는 드물게 SNS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소통의 달인’으로 불려온 박 회장은 이날 취임식 자리에서도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대내외 적으로 소통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 회장은 또 최근 경제민주화와 함께 퍼져 있는 반기업 정서를 언급하며 경제인들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대한상의는 국제 흐름 파악에 14만 상공인의 눈과 귀가 되고자 한다”며 “정보 없이는 사업을 할 수 없고, 제대로 된 정보 없이 경쟁 속에서 올바른 의사 결정을 할 수 없다. 대한상의는 상공인이 필요한 정보의 허브가 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각종 현안들에 대해 소통의 확대로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상임금 문제,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하도급법 개정, 골목상권 보호와 일감몰아주기 규제, 상법 개정안 등을 언급하며 “이들은 우리 기업들에게 변신하라는 사회의 목소리일 것이나, 이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감당이 될까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입법과 규제는 공적인 필요에 의해 생기기 때문이 그 단초가 상당부분 상공인에게 있다는 점을 부정하긴 어렵다”면서도 “입법과 규제 이전에 그 필요성을 놓고 당사자들이 모여 심도 있게 논의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꼭 입법이나 규제로까지 가지 않고도 현명한 해결이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또 “무엇보다 우리 상공인의 경제적 지위 뿐 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도 높여야 한다는 데 역점을 두고자 한다”며 기업인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우리나라는 성장의 속도가 유례없이 빨랐던 만큼, 우리 사회도 우리 기업들의 성공 신화에는 긍정적 평가를 하는 한편으로는 반기업 정서가 폭 넓게 존재한다”며 “일부의 잘못된 행동으로 전체가 매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 스스로 올바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압축성장이라는 명분 아래 용인되던 잘못된 행동이 있다면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하며, 법과 원칙 안에서, 그리고 사회의 신뢰라는 테두리 안에서 경영 활동을 해야 한다”며 “상공인이 존경 받고 박수를 받으며 국가 부강에 당당히 기여할 수 있는 선순환적 사회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이와 함께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회원사들의 중대한 사안이며 특히 중소기업일 수록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까지 노사가 합의해 온 임금체계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상법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이미 경제계에서 공동으로 특정 지배구조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개별기업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의견수렴일인 23일까지 이 같은 목소리가 반영된 수정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회장직 취임과 함께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공식일정을 시작한 박 회장은 오는 2015년 3월까지 전임 회장이었던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잔여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대한상의 규정에 따라 박 회장은 전임자의 잔여임기를 제외하고 2015년 3월 이후 3년의 임기를 한 차례 연임해 6년 동안 회장직을 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