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푸스신염 치료 새로운 방법 찾았다

2013-08-21 17:17
박용범·이상원·최동훈·박성하 교수팀 동물 실험 통해 확인

(왼쪽부터) 박용범, 이상원 최동훈 박성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최근 국내 연구진이 루푸스신염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물 실험에 성공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류마티스내과 박용범·이상원 교수, 심장내과 최동훈·박성하 교수팀이 신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염증유발물질(HMGB1 등)의 수용체(sRAGE)를 체내에 투여해 염증물질이 면역세포나 신장을 구성하는 세포에 결합하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신장의 염증이 줄어드는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루푸스신염과 유사한 신장염이 발생하는 쥐에게 염증물질 수용체인 sRAGE를 투여한 결과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은 대조군은 물론 표준치료를 한 대조군에 비해서도 단백뇨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사구체 및 세뇨관, 혈관 손상도 표준치료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으며 염증을 유발하는 면역 T세포도 표준치료와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도 확인했다.

HMGB1 등의 염증물질은 세포막에 존재하는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내로 염증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루푸스 같은 자가면역질환에서 세포 내로 전달된 신호는 사이토카인이라는 염증 유발 물질을 생성·분비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자극하면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연구팀은 체내에 sRAGE를 투여함으로써 염증물질이 면역세포나 신장을 구성하는 세포와 결합하기 전에 혈액 속의 sRAGE와 결합하도록 유도했다.

이를 통해 신장의 염증반응을 줄일 수 있었고 몸에 존재하는 sRAGE를 이용함으로써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이상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표준치료에 효과가 없는 환자나 기존 약제가 갖는 부작용의 위험성 때문에 약물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동훈 교수는 “염증이라는 공통된 질병 병태생리에 대해 심장내과와 류마티스내과가 공동으로 접근하고 치료법을 공유해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서로 다른 진료과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융합연구의 유용성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전신홍반루푸스(루푸스)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완치가 어려운 자가면역질환이다. 국내에는 현재 약 2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푸스의 여러 임상 경과 중 루푸스신염은 면역복합체가 신장에 침착해 염증을 일으키며 무증상성 요이상이나 단백뇨에서부터 급성 및 만성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러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완치를 위한 치료제는 없는 실정으로 많은 환자가 결국 혈액투석을 해야 하는 경우에까지 이르게 된다.

또 주된 치료제인 스테로이드는 장기간 사용하면 골괴사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어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이 요구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