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주문 “저성장, 강한 정신력으로 이기는 승부해야”
2013-07-22 07:42
하반기 시작 주요그룹 총수 발언 모아보니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상반기를 마무리하고 하반기를 시작한 주요 그룹 오너들이 임직원들에게 주문한 내용을 추려보니 이 같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제품 판매의 기회가 어려워진 만큼 호황기에 비해 수익을 낼 여지도 좁은 상황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대표되는 소비자 권력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작은 실수 하나라도 불거지면 기업의 존망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각자의 임무를 맡고 있는 임직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업무 성취도를 높여야 한다. 동시에 창의적인 도전을 통해 이기겠다는 오기를 피워내는 조직 분위기가 넘쳐흘러야 한다. 제시한 단어는 제각각이지만 오너들의 발언 속내에는 이러한 위기감이 반영돼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성장의 답을 '해외 시장'에서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국내에서는 만년 1위였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보텀 피더'(Bottom Feeder·수면 위로 올라가면 자신보다 크고 강하면서 빠른 물고기들에게 잡혀 먹힐까봐 바다나 호수의 차가운 바닥에서 일생을 보내는 물고기)라는 악칭으로까지 불리던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의 집착에 가까운 품질경영과 1999년 미국 시장에 도입한 '10년-10만 마일'이라는 품질보증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톱5 등극이라는 신화를 일궜다.
정몽구 회장이 말하는 '해외 시장'의 답은 바로 현대차 임직원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 '제2의 10년-10만 마일'에 버금가는 획기적인 성과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LG그룹은 초창기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으로 시장을 창출해온 '창조기업'이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특별한 이유 없이 '안정적인 기업', '적당히 따라가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더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구 회장은 시장 선도라는 '창조'를 일궈내기 위해서는 "목표 달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의미 있는 실패는 더욱 격려하고, 당장 성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시장 선도에 기여한 부분은 반드시 인정하라"는 말로 힘들고 어렵더라도 전 임직원이 '실패'라는 중간 과정물을 적극 양산해야 함을 강조했다.
독일을 비롯한 해외 자동차부품 경쟁사들이 연구·개발(R&D)에서 상품화로의 기간이 갈수록 빨라지는 데 비해 만도를 비롯한 국내 기업의 기술 수준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부품 업체의 1차 고객은 완성품 자동차 업체지만 시야를 더 크게 내다보면 실질적인 고객은 '개인'이다. 그의 생각은 제조·유통을 일괄적으로 처리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SPA 의류업체처럼 자동차부품 업체도 개인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완성품 업계와 조율해 적절한 제품을 가장 빠르게 개발하는 것이 생존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