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라이프>‘버냉키 쇼크’에 한국증시 되레 약…역발상 투자법은?

2013-06-23 07:00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버냉키 쇼크’가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며 불안심리를 자극하자 투자자들은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조기 출구전략 이슈가 긍정적 재료를 압도하며,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선 주식과 채권, 통화 가치가 동시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심화되고 있어 리스크 관리에 치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버냉키 쇼크’를 역으로 이용하는 ‘역발상 투자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즉 변동성을 대비한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달러 강세에 투자하는 '달러선물 ETF'

미국의 출구전략 가시화로 달러화 급등세가 연출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 21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00원 상승한 1154.7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6월 27일 1156.20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일본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유럽중앙은행의 마이너스 예금금리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달러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환율 관련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달러 강세에 투자하는 ‘달러선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안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 관련 투자는 달러선물, FX마진거래, 환율 관련 펀드 등이 있다. 그러나 달러선물은 증거금(기본 예탁금 1500만원) 부담으로 소액투자에 적합하지 않고, FX마진거래는 투기성 우려 때문에 ‘달러선물 ETF’가 적합하다.

배성진 현대증권 PB리서치 과장은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달러 강세와 관련된 상품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면서 “달러선물과 FX선물마진거래보다는 달러선물 ETF가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상장된 달러선물 ETF 가운데 우리자산운용의 ‘코세프 미국달러선물 ETF’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 기초자산은 미국달러선물 지수로 달러 가치가 상승할수록 이익을 보는 구조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달러 강세 추세에 맞춰 자산을 가져가야 된다”면서 “달러에 노출된 인컴펀드와 하이일드펀드, 헤지펀드 추구형인 롱숏펀드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이 상품들은 올 들어 꾸준히 자금 몰이를 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컴펀드는 올 들어 1조6275억원이 순유입됐고, 글로벌하이일드펀드와 롱숏펀드는 각각 6377억원, 5499억원이 유입됐다. 이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 전체에서 1조8000억원이 빠져나갔으며 해외 채권형펀드에는 1조2700억원이 유입됐다.

◆ 채권투자 '인버스국채 ETF'로 리스크 관리

‘버냉키 쇼크’에 채권금리가 전 구간에 걸쳐 급등하자 채권시장이 혼돈에 빠졌다. 채권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장단기 금리차도 확대돼 채권 매수 시점에 대한 고민도 커졌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1일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0bp(1bp=0.01%) 오른 3.04%로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를 넘은 것은 지난해 7월 11일(3.19%)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5년물도 16bp 상승한 3.32%, 10년물도 전 거래일보다 17bp 오른 3.58%로 마무리하며 전날에 이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채권금리의 단기 급등으로 일부 증권사의 경우 대규모 자본손실로 손절매 압박이 커지고 있어 채권투자는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채선물 가격을 역추종하는 ‘인버스국채 ETF’로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사공단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출구전략이 나오기 전 신흥국으로 유입됐던 유동성 거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국채금리는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인버스국채 ETF’로 단기적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ETF를 통해 채권 가격 하락에 베팅할 수 있는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인버스국채선물10년 ETF’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인버스국채3Y ETF’가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인버스국채선물10년 ETF’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10년국채선물 최근월물 가격을 역추종한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인버스국채3Y ETF’는 3년 국채선물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사공단비 연구원은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투매심리가 진정되며 저가 매수세 유입이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기관투자자 처지에서 금리 수준이 매력적이라 리테일 채권투자자 및 장기투자기관의 수요에 금리 반락 시도가 가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장기물 가격차 수준에 따른 기관의 저가 매수세 유입 증대 여부를 주시해 향후 직접적인 채권투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