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들 주가 하락에 자사주 매입 봇물

2013-06-23 06:00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으로 주가지수가 급락하자 삼성그룹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회사 가치보다 낮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 신호로 비춰진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 이돈주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 14일 자사주 308주를 장내에서 사들이며 보유 주식을 1514주로 늘렸다. 매입 가격은 1주당 평균 138만1974원로 약 4억2500만원이다.

이 사장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이외의 방법으로 자사주를 늘린 것은 임원이 된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삼성전자 루마니아 법인의 정영락 상무도 자사주 100주를 주당 138만8800원에 매입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강봉구 상무가 300주를, 10일과 11일에는 박학규 전무가 총 715주를 매수했으며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도 11일 자사주 10주를 사들였다. 홍 사장은 올해 들어 매달 꾸준히 자사주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자사주를 단 한 주만 갖고 있던 삼성전자 정우인 전무는 지난 5일 11억원을 투자해 800주를 매입했다.

삼성물산에서는 강형규 글로벌마케팅실 전무가 이달 13일 1020주를 사들여 자사주 보유량을 2만5420주로 늘렸다.

강 전무는 지난 2월과 3월에도 각각 700주, 1020주를 매입하는 등 올해 만 3번이나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지난달에는 정연주 대표이사(부회장)도 5000주를 3만6000원에 매입하는 등 삼성물산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증권가는 삼성 계열사 임원들이 회사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한다. 주가가 떨어진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 경영 강화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의도로도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달 들어 주가가 15% 이상 떨어졌지만 증권사들은 여전히 목표주가를 200만원 내외로 유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서원석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수익비율이 6.5배 정도로 경쟁사인 애플의 10.8배보다 훨씬 낮을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