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중국건설은행이 북한 사람이 중국 은행을 거쳐 북한에 돈을 보내지 못하도록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중국건설은행 단둥 지점은 지난 16일부터 고객이 북한식 명의를 사용하면 대북 송금을 해주지 않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중국인 명의로는 여전히 북한에 돈을 보낼 수 있으며 대북 송금거래가 완전히 단절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단둥 외 다른 지역 은행에도 적용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문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를 위반, 국제사회의 비난이 강해지자 중국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해석했다. 단지 중국인 명의로는 송금이 가능해 실효성에 대해선 의구심이 든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러한 조치는 중국 은행업관리감독위원회가 일선 은행에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철저히 관리하라는 공문을 하달한 후 본격화됐다.

앞서 중국 금융당국은 베이징·단둥·훈춘 등지에 대표부 형태로 사무실을 둔 단천상업은행, 조선광선은행, 조선대성은행 등 북한 은행의 불법영업을 금지했다. 단천상업은행은 이미 유엔 안보리의 제재대상이 된 곳이다. 조선광선은행과 조선대성은행도 지난 2010년 미국 재무부가 독자제재 목록에 올린 곳이다. 이들 은행은 무역대금 송금업무를 주로 해왔다. 중국건설은행은 그동안 북한의 조선광선은행과 제휴하고 대북 송금거래를 했었다.

북한 은행들은 대표부 계좌 또는 개인 이름으로 된 차명계좌를 개설한 후 각종 자금을 본국 은행 본부에 연락해 송금 상대방에게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금융당국의 조치로 앞으로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해당 북한 은행 계좌에 입금·송금을 할 수 있고, 인출할 때도 자세한 소명자료를 제출하게 됐다. 다만 북한 은행 대표부의 계좌들이 동결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사업성 자금이 아니라는 증빙을 갖추면 임금·송금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