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물가'도 대선빨?..라면·참치·음료수·즉석밥 줄인상 '비상'

2012-08-22 06:50
공정위 '무더기 식품가격 인상' 전면점검..업계 긴장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대선을 틈타 물가 인상이 대란수준에 오르자 가공식품 가격 편법인상에 급제동을 거는 등 정부가 본격적인 물가잡기에 나섰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채소류와 가공식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정부는 임기와 관계없이 물가안정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폭염에 농산물가가 급등한데 이어 식음료 가격까지 잇따라 인상돼 물가불안이 심화된데 따른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4일 가공식품 가격의 편법 인상과 밀약에 법을 엄정히 집행하고, 부당이익은 적극 환수할 것이라고 경고한바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3일 만에 음료수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는 등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하반기 물가관리에 총체적인 비상이 걸리자 정부는 줄줄이 오르는 가공식품의 가격인상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섰다.

정부의 ‘물가 지킴이’를 자처해온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한꺼번에 가격 인상이 이뤄진 가공식품 품목들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점검 대상은 ’식탁 물가‘를 구성하는 라면, 참치, 음료수, 즉석밥 등 가공식품들이다.

공정위는 가격 인상이 적절했는지, 밀약과 같은 불공정 행위가 없었는지 등을 철저히 확인할 계획이다.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정부가 가공식품 가격 상승을 내버려두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대응책으로 보인다.

최근 가공식품 가격이 무더기로 오르자 정권 말 ‘레임덕’ 탓에 정부의 물가관리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공정위는 점검 결과로 담합 징후가 포착되면 즉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농산물이나 수산물은 최근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다수 경쟁자가 존재하는 시장이어서 담합 여지가 거의 없다고 보고 점검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문제는 기상이변으로 촉발된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 등으로 인해 이같은 가격 인상 움직임이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연말이 되면 밀가루가 올해 2분기보다 27.5%, 옥수수가루는 13.9%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자장면, 빵, 국수, 맥주 등 '식탁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음식재료다.

여기에 당국의 물가관리가 선거전에는 느슨할 것이라는 틈을 이용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농축수산물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을 중심으로 과학적 분석과 예측을 토대로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안정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또한 가공식품의 편법 인상에 대해 엄정 대처하는 한편, 추석 수급 대책과 함께 연말까지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의 가격 예측 및 대응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이달 말까지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명태와 오징어, 조기 등 추석 성수품의 비축 물량을 지난해보다 2배가량 확대해 유통업체 뿐만 아니라 재래시장에도 직접 방출키로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하반기 국제곡물가격 급등과 국제유가 재상승 등 불안요인도 있어 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