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지분 팔리는데…임직원 "아무 것도 몰라요"
2012-06-21 19:19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일부 보험사의 불투명한 지분 매각작업에 직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매각작업 전 과정이 모기업이나 대주주 주도로 진행되면서 정작 매각 대상인 보험사 간부 및 직원들은 이를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영국 아비바그룹은 최근 본사 임직원과 회계법인 언스트영 관계자들로 구성된 우리아비바생명 지분 매각 실사단을 국내에 파견했다.
실사단은 아비바그룹이 보유한 우리아비바생명 지분을 우리금융지주에 매각하기 위해 자산 가치를 조사하고 있다.
우리아비바생명은 지난 2008년 우리금융(51.58%)과 아비바그룹(47.31%)이 공동 설립한 합작사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실사단은 서울 당산동 우리아비바생명 본사에서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아비바그룹이 보유한 지분은 대부분 우리금융이 인수할 계획이지만 전량 인수 여부나 정확한 인수가는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장 큰 이해당사자인 우리아비바생명은 실사단 방문 사실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아비바생명 관계자는 “우리금융에서 지분 인수나 실사단 파견에 대한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았다”며 “실사단에 관한 얘기는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접했다”고 전했다.
우리아비바생명 지분 매매는 우리금융과 아비바그룹간의 거래로 매매 관련 소식을 우리아비바생명에 귀띔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모기업과 계열사의 소통 단절에 따른 부작용은 현재 매각작업을 진행 중인 ING생명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ING생명의 모기업인 네덜란드 ING그룹은 지난달 ING생명 아시아태평양법인을 △한국 △일본 △동남아(홍콩·말레이시아·태국)로 나눠 예비입찰 제안서를 접수받았다.
ING그룹은 이 과정에서 한국법인에 구체적인 매각 계획을 전달하지 않아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ING생명지부 조합원들은 서울 순화동 ING생명 한국법인 본사 앞에서 “직원 1000명, 조합원 850명 그 누구도 반환점을 지난 매각상황을 아는 바가 없다”며 매각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매각이 사실상 무산된 동양생명 역시 대주주 보고펀드가 입을 닫으면서 예비입찰, 본입찰 과정에 대해 전혀 전해 듣지 못했다.
어떤 새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회사의 경영노선은 물론 고용보장 환경이 달라질 수 있지만 직원들은 보고펀드의 행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의 지분 매각작업은 통상 비공개 원칙 아래 진행된다”며 “성공적인 매각작업을 위한 원칙 때문에 매각 대상 기업의 직원들은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