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매각 열풍…매물 기업 1분기 성적표는?

2012-05-22 07:34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전자업계 매각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매물로 나온 기업들의 1분기 성적표가 주목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업체와 전자유통업체 가운데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인 기업은 대우일렉·웅진코웨이·하이마트·전자랜드 등이다.

이 중 올 1분기에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기업은 웅진코웨이다. 지난 2월 인수합병(M&A)시장에 나온 웅진코웨이는 올 1분기 영업이익 644억원, 매출액 4424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 11%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외사업부문에서 성장이 두드러졌다. 1분기 해외사업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64% 증가한 300억원을 달성하며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했다.

매각도 순항 중이다. 지난 16일에는 롯데그룹·GS리테일·MBK파트너스·광둥메이디·SK네트웍스 등을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로 선정했다. 3~4주간 실사를 거친 후 다음달 10~15일께 2차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로 13년째 새주인 찾기 나선 대우일렉도 올 1분기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올 1분기 경우 매출은 전년대비 3~4% 가량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흑자기조는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대우일렉은 이번이 여섯번째 매각이다. 대우일렉 채권단은 지난 달 30일 매각 공고를 내고, 매각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오는 31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 중이다.

업계에서는 법정관리 기업 전문 인수업체인 삼라마이더스(SM)그룹과 미국 월풀, 독일의 보쉬와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일렉이 최근 신제품 출시 등에 힘입어 1분기에도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번에는 월풀 등과 같은 글로벌 업체들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하이마트의 경우 올 1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을 냈다. 하이마트는 같은 기간 22개 점포를 신규로 개설했지만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준 6954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마트의 실적 부진은 경영공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그동안 경영권 분쟁·경영진 비리 등으로 매각 일정에 차질을 빚어왔다. 이에 유경선 하이마트 대표이사(유진그룹 회장)는 오는 6월말까지 매각이 불투명해지면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는 적격예비후보로 선정된 롯데쇼핑·SK네트웍스·신세계 이마트·MBK파트너스·칼라일 등이 3주간의 일정으로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마트의 경우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좋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