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본 끊어져 0점' 손연재, 타슈겐트 월드컵 메달 실패

2012-05-21 15:14
'리본 끊어져 0점' 손연재, 타슈겐트 월드컵 메달 실패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손연재가 월드컵 대회에서 리본이 끊어지는 불운 때문에 끝내 실격당했다.

손연재는 20일 밤(한국시각 기준) 우즈베키스탄 타슈겐트의 유니버설 스포츠 팰리스에서 열린 '2012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시리즈 타슈겐트 대회'의 리본 종목 결선에 출전해 연기 도중 리본이 손잡이 고리에서 빠지는 상황을 맞으면서 실격됐다. 대회 3연속 메달 획득 또한 물거품이 됐다.

손연재는 볼(6위, 28.000점) 곤봉(7위, 27.700점) 후프(8위, 27.650점) 3종목에서 선전했다. 자신의 종전 최고 기록을 경신했던 예선 당시 점수(리본(28.250점), 볼(28.250점), 곤봉(28.350점), 후프(28.050점))에 비해서는 낮지만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상위권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비췄다.

그러나 리본에서 연기 시작 직후 줄이 끊어지는 불운이 찾아왔다. '삐'하는 신호음이 울리자마자 리본이 거짓말처럼 끊어졌던 경우다. 갑작스런 사태에도 손연재는 알리야 가라예바(아제르바이잔)가 던져준 수구를 빌려서 연기를 끝까지 마쳤다. 리듬체조 규정상 다른 선수의 수구로 경기를 치를 경우는 아무런 점수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손연재는 연기를 끝까지 마치며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손연재는 지난해부터 10여 차례나 월드컵과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손연재는 관중의 우레와 같은 격려 박수를 받으며 빌린 리본을 들고 끝까지 준비한 연기를 마쳤다. 규정상 실격됨을 알면서도 끝까지 혼신의 연기를 펼친 것이다.

타슈겐트 월드컵 대회를 마친 손연재는 잠시 국내에 귀국한 뒤 다시 훈련에 매진, 올림픽을 향한 도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러시아 펜자 월드컵의 후프 종목서 동메달을 획득한 손연재가, 이 헤프닝을 액땜으로 소화해서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을지 많은 팬이 주목하고 있다.

[사진 = 손연재, 손연재 미니홈피 사진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