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채우기 주력한 증권사들...일부 내부 유보율 최대 60%p 증가

2012-03-10 02:00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지난해 증시의 각종 리스크로 인해 증권사들의 내부 유보율이 줄었으나 일부 증권사들은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유보율은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로, 기업들이 미래의 자금수요에 대비해 이익을 투자나 배당보다는 내부에 쌓아 두는 것을 말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22개 증권사들의 지난해 말 평균 유보율은 204.34%로 전년동기 213.65%보다 9.30%p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부 증권사들은 20~60%p선의 유보율 증가를 나타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말 유보율 600.26%로 자본금의 6배에 달했다. 이는 잉여금이 158억원 늘어났기 때문으로 전년동기 531.94% 대비 68.34%p나 크게 늘었다.

이 기간 우리투자증권도 잉여금이 4593억원이 늘어 265.61%의 유보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207.23%보다 58.28%p 증가한 것이다. 삼성증권도 잉여금 4673억원이 늘어 유보율 702.46%을 나타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유보율이 22.82%p 늘어 826.18%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교보증권(47.51%p), 부국증권(43.22%p), 신영증권(30.44%p), HMC투자증권(21.30%p) 등이 21~47%p선의 유보율 증가를 보였다.

반면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은 각각 47.72%p, 58.14%p의 유보율 감소를 보였으나 이는 지난해 증자를 통해 자본금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한편 자본금에 못미치는 잉여금으로 유보율 100% 이하의 증권사도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증권은 지난해 말 잉여금 4353억원으로 자본금 4407억원에 못미쳐 유보율 98.78%를 기록했다. 이어 NH농협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도 각각 유보율 83.60%, 85.28%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높은 유보율은 안정적 재무구조로 불황에 대한 적응력이 높다고 볼 수 있지만 반대로 미래 수익 창출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증권사 연구원은 “높은 유보율은 보수적·안정적 경영방침을 반영하며 낮은 유보율은 고유의 영업 활동을 통해 축척된 이익이 적음을 의미해 회사의 안전성이 떨어진다”면서“너무 낮지도 높지도 않은 적정한 유보율을 유지하는 것이 재무적으로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B증권사 연구원도“높은 유동성은 리스크에 대한 보수적 대응으로 볼 수 있으나 향후 기업 활동에 대한 재원이 풍부한 것을 의미한다”며“다만 각 회사의 연륜이나 경영방침에 따라 잉여금이 쌓이는 정도는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