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어렵지만… 건설사의 땅 확보 경쟁은 치열
2011-12-21 15:28
올 하반기 택지 판매 상반기보다 70% 증가
2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올해 전국 택지지구에서 팔린 공동주택용지는 약 95개 필지, 4조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실적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특히 하반기에 건설업체들이 대거 택지 매입에 나서며, 하반기 판매액이 2조5000여억원으로 상반기보다 70% 정도 늘었다.
수도권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이 주로 보금자리주택지구 택지 매입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10월 경기 하남 미사 보금자리주택지구 A30블록을 16대 1의 경쟁률을 낙찰받았으며, 최근 위례신도시 아파트 용지 6개 블록 공급에서 18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A1-7블록에도 당첨됐다.
서울 도시정비 사업에 집중하던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서울 강남보금자리지구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용지를 사들였다. 삼성물산이 공공택지 아파트 용지를 구입하기는 지난 2009년 김포 한강신도시 이후 처음이다.
포스코건설은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전용면적 60㎡ 이상 아파트 878가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샀으며, 호반건설도 동탄2신도시에서 전용면적 60㎡ 이하 540가구와 전용면적 60~85㎡ 391가구 등 931가구를 건설할 수 있는 A30블록을 18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낙찰 받았다. 호반건설은 또 최근 세종시 3필지를 비롯해 포항 장량지구 2필지, 광주 첨단2지구 2필지, 울산 혁신도시 1필지 등 8필지도 매입했다. 이같은 택지 매입에 힘입어 호반건설은 올해 총 6700여 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어서 올 주택공급 톱3에 오를 전망이다.
LH 관계자는 "작년만해도 토지리턴제와 무이자할부 등 파격적인 할인혜택을 줘도 택지 판매가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올해들어 택지 판매가 늘어나며 이런 혜택들이 모두 중단된 상태다"고 설명했다.
지방에서는 중견건설사들이 알짜 택지를 싹쓸이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경남 양산신도시에서 작년 말부터 현재까지 총 3개 필지를 사들여 이 가운데 2개를 성공적으로 분양했으며, 내년 초 4차 단지를 분양할 계획이다.
EG건설도 지난 10월 광주 선운지구에서 3필지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달 세종시에서 2필지를 확보했다. 중흥건설 계열의 중흥주택도 올 들어 광주전남기업도시 1필지, 세종시 3필지, 광주첨단2지구 1필지 등 5필지를 구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전체적으로 봤을때 건설사들의 토지 매입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것은 아니다"며 "사업성 좋은 알짜 토지는 한정돼 있는데 땅을 사려는 업체들은 많아 경쟁률이 높아지고 입찰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