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0여 도시금융허브구축 각축

2012-01-09 08:53



(아주경제 홍우리 기자)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 등 중국의 대도시들이 세계 금융허브 도약에 팔을 걷고 나섰다. 최근에는 지방의 중소도시들 까지 뒤를 따르면서 중국 전역에 금융허브 각축전이 치열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부 대도시를 빼고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20일 런민왕(人民網)은 전문가들을 인용, 전국 30여개 도시에서 야심차게 금융허브 건설을 추지하고 있지만 중국이 이토록 많은 금융허브를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현재 상하이 베이징은 ‘국제금융허브’를, 쿤밍(昆明), 난닝(南寧), 우루무치(烏魯木齊)는 각각 ‘범아시아금융도시’, ‘역내금융허브’, ‘중아시아 역내금융허브’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밖에 20여개 도시가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샤빈(夏斌) 런민은행(人民銀行)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은 “서남부의 충칭(重慶)과 청두(成都), 서북부의 란저우(蘭州)와 시안(西安) 등 전국의 중소 도시들이 최근 각자의 청사진을 갖고 금융허브 육성에 몰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빈은 “지방정부의 자신감이나 의도에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며 "이러한 노력은 현지 경제발전 및 산업구조조정, 취업환경 개선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쑹치(王松奇)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부소장은 “금융시장이 분할되어있고 정보 전달 속도가 비대칭을 이루는 중국에서 역내 금융허브가 많아지면 실물 경제에 더 많은 금융정보가 제공되고 자금흐름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금융허브 건설은 농업이나 기타 산업처럼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며 특히 국내에 20~30개의 역내 금융허브가 존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데 입을 모은다.

금융종사자 인구만 따져도 글로벌 금융도시의 경우 시민의 10% 이상이 금융서비스에 종사하고 있는 반면 상하이는 전체의 1%에 불과하다는 것.

샤빈은 “현재로선 국가급 금융허브 지위를 얻거나 가능성이 있는 곳은 베이징과 상하이가 전부”라며 “그나마 가능성이 큰 선전도 자금, 조직, 인재, 법제 등에 걸쳐 홍콩과의 협력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왕쑹치 "뉴욕이나 런전, 동경 등 국제금융도시와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중화권의 금융허브는 홍콩 한 곳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류광시(劉光溪) 윈난(雲南)성 금융판공실 주임은 "위안화 결제량의 3분의 1이 윈난성에서 거래되는 등 위안화 국제화의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윈난성 금융허브 건설의 매리트를 강조했다.

이에 관해 업계 인사들은 "경제 후발도시에 금융기초가 부실한 윈난성이 정부 지원에만 의지해 금융도시가 될 수 있냐"며 회의적인 반응이다.

리우웨이(厲無畏) 전국정협부주석은 "서부지역은 경제기초 및 인프라 기반이 약하고 동부 선진도시와의 수준차이도 크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금융체제 개혁을 통해 금융허브 건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실물경제 및 3차산업의 기초가 허약한 상황에서 싼 땅값, 느슨한 세수정책, 각종 인센티브 정책만으로는 금융허브가 탄생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