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행 반나절 만에 정상화

2011-06-21 18:39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한나라당이 KBS 수신료 인상안을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기습처리하며 벌어진 21일 국회 파행사태가 여야의 유감 표명으로 반나절 만에 정상화됐다.

민주당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와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전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법안소위에서 한나라당이 KBS 수신료 인상안을 기습처리한 것을 비난하며 문방위 소회의실을 점거하는 등 상임위 활동을 거부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의총에서 "국회가 합리적 대화를 통해 운영될 수 있도록 소위에서 통과된 것은 원천무효화하고 새롭게 대화를 시작하자"고 말했고, 김진표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한나라당의 '날치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회동에서 국회 파행의 빌미가 된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 과정에서의 원활하지 못한 의사 진행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동시에 문방위에서 수신료 문제를 재논의하기로 하고 국회를 정상화했다.

이에 따라 오전에 '반쪽'으로 진행됐거나 열리지 못했던 상임위 및 특위는 오후 들어 정상적으로 열렸다.

다만 문방위 법안소위는 전날 수신료 처리 논란의 여파로 끝내 개최되지 못했고, 법안소위를 통과한 법안을 심의하려 했던 교육과학기술위는 오후 들어서도 개의하지 못한 채 표류했다.

문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전날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둘러싼 `일사부재의 논란’을 벌이는 등 향후 진통을 예고했다.

전날 법안소위 과정에서 수신료 인상 적용시기를 `6월1일부터‘로 규정한 원안이 통과된 데 이어 국회 승인을 얻은 시점에서 3개월 뒤 인상된 수신료를 적용토록 한 수정안이 차례로 의결된데 따른 것이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원안과 수정안이 함께 있다면 원안이 부결돼야 수정안을 의결할 수 있는데, 원안을 의결한 상태에서 수정안을 의결하는 것은 일사부재의 원칙에 어긋난 것”이라며 “법안소위를 다시 열어 재심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차례 진통을 겪은 상황에서 22일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어 KBS 수신료 문제를 둘러싼 여야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