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위안화 국제화, 국내 금융시장 위축 초래할 수 있어"

2011-06-21 18:11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향후 무역결제 통화로서 위안화 국제화가 진전되면 중국의 영향력이 커져 국내 금융시장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국제금융센터의 이치훈 연구위원은 ‘위안화 국제화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향후 무역결제 측면에 있어 위안화의 위상이 엔화를 크게 추월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급증하는 위안화 무역결제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중 위안화 결제규모는 지난해 5063억 위안의 4배에 가까운 2조위안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무역결제 중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0.4%에서 올해 1분기에는 6.9%로 급증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과 일본 양국의 무역 증가세가 유지될 경우,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2015년에는 위안화 결제 규모가 엔화를 추월하고 2020년에는 그 격차가 두배 내외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과거 엔화 국제화 환경과 비교해 볼 때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도를 제외한 ▲경제력 ▲주변국(화교) 여건 ▲기축통화국 위상 약화 등 글로벌 여건에 있어 위안화가 우위를 점유한다”며 위안화 국제화의 여건이 엔화보다 긍정적인 것으로 봤다.

이 연구위원은 위안화 국제화의 진전에 따른 국내 경제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대중 수출 증대 ▲환리스크 완화 ▲거래비용 감소 ▲중국경제의 추월 ▲금융시장 위축 ▲중국 영향력 확대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증가 등을 꼽았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위안화 국제화는 중국경제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한편, 위안화의 점진적인 절상과 일부 시뇨리지 효과도 가세해 중국의 대외 구매력을 제고시킬 전망이다.

또한 무역 및 선진국 경기 변화에 민감한 우리경제의 특성상 수출 통화 다변화는 대외 금융불안에 따른 변동성을 완화시킬 수 있는 요인인 데다, 대중 무역 뿐만 아니라 올해 내 허용 예정인 위안화 외국인직접투자(FDI)에 있어 환전 등 거래비용 감소 효과가 점차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 연구위원은 "보다 장기적으로 중국의 경쟁력과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져, 우리 경제 및 금융시장 위축을 초래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위안화의 국제화가 중국경제의 성장방식 전환 및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켜 질적인 측면에서도 우리경제를 더 빠르게 추격할 것으로 보이며, 위안화의 선호현상 및 활용도 제고로 원화 금융시장에 대한 국내외 투자가 위안화 금융시장 투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국의 대내외 통화량 변화 등 경제정책과 더불어 정치적 영향도 현재보다 확대될 수 있으며 위안화 유출입 불균형 등에 따른 중국 내부적인 모순으로 인한 변동성도 커질 우려가 높다.

이에 따라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원화를 포함한 국가(산업) 경쟁력 제고와 함께 금융을 포함한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더욱 노력하는 한편, 국제금융환경 변화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며 "위안화 국제화에 대한 우리의 결정권이 제한적임에 따라, 향후 긍정적 요인 최대화 및 부정적 요인 최소화를 위한 노력이 긴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