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면수 경제부 차장

(아주경제 김면수 기자) 이현동 국세청장이 '직무 관계자와의 골프모임'을 자제토록 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방국세청 직원 수 명이 골프모임을 갖다 국세청 감찰에 적발돼 내부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골프모임의 경우 이번에 (감찰에) 적발된 이들은 대부분 지방국세청 조사국에 근무하고 있다. 서울국세청 조사1국 B 사무관과 H 사무관, 그리고 조사4국 B 사무관 등이다.

또 대전국세청 조사2국에 근무하고 있는 O 사무관과 중부국세청 K 조사관 등도 이번에 골프모임을 갖다 감찰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이들에 대해 괘씸죄(?)를 적용, 수시 또는 정기인사를 통해 이전보다 강도가 센(?) 좌천인사를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국세청 안팎에서는 두 가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우선 골프가 대중화된 현 시점에서 '골프 금지령'과 함께 이를 어긴 이들에 대해 '징계를 내리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라고 보는 '골프 옹호론자'들이 있다.

또한 이들은 금품수수 및 향응을 접대받는 등 부적절한 관계가 아닌 이상 친구 또는 친지들과 함께하는 골프모임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본청의 방침에 쓴웃음을 보내고 있다.

반면 '골프 금지령'에 대해 동조하는 이들은 '분위기가 안 좋을 때는 피해가는 것이 상책'인데 굳이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골프모임을 가진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청장이 직접 '골프 자제' 권고령을 내렸을 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가 공직자들의 도덕성 문제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결코 잘한 일은 아니라는 주장도 적지않다.

물론 골프가 대중 스포츠이므로 용인해야 한다는 '골프 옹호론자'와 때가 아닐 때는 피해가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하는 '골프 타협론자'들의 주장은 여러 모로 일리가 있다.

향후 국세청이 '골프 금지령'과 관련해 적발된 이들에 대해 어떤 인사조치를 내릴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단지 골프를 친 것 자체만으로 인사 불이익을 준다면 이 또한 논란의 소지가 있다.

죄를 묻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명분이 있어야 하고, 상대방 또한 이에 대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테니스와 탁구, 배드민턴 등 기타 여느 스포츠 모임은 괜찮고, 골프는 안 된다는 논리는 분명히 모순이다.

아울러 일부 떠돌고 있는 '하위직은 안되고, 고위직은 괜찮다'는 논리 또한 억지라는 주장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세청은 지금까지 줄곧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제 국세청은 달라져야 한다.

골프를 무조건 '자제 또는 금지 스포츠'로 강조하기보다는 부적절한 관계가 파생되지 않도록 직원들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교육과 함께 직원을 신뢰할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